“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장수 의약품, '노익장' 과시
1970~1980년대 독특한 카피로 광고시장을 주름잡았던 보령제약 용각산(진해거담제)이 지난 8일 5년 만에 TV 광고를 재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광고도 하지 않았는데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 등이 일상화됐기 때문인지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5년 전 50억원 안팎이던 용각산 매출은 지난해 63억원으로 높아졌다.

국민에게 익숙한 장수 일반의약품들이 ‘노익장’을 발휘하고 있다. 출시한 지 50~60년 된 제품들의 매출이 갑자기 뛰는가 하면 80세를 훌쩍 넘긴 의약품이 뒤늦게 회사의 효자상품으로 재등극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장수 의약품, '노익장' 과시
올해 83세인 유한양행 안티푸라민은 긴 잠에서 깨어난 경우다. 지난해 안티푸라민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초대형 의약품으로 변모했다. 웬만한 국산 전문의약품 연간 매출과 맞먹는다.

장수 의약품, '노익장' 과시
일동제약의 비타민B 영양제 아로나민골드도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로나민골드는 지난해 620억원어치가 팔려 전년 대비 72% 성장했다. 지난해 이 회사가 판매한 단일 의약품 매출 1위였다. 이광현 일동제약 이사는 “경기침체 여파로 고가의 건강기능식품 대신 가격 대비 효능이 뛰어난 아로나민골드로 수요가 몰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 출시 41년째를 맞은 보령제약의 위장약 겔포스는 이달부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장수 의약품 간판 주자인 동아제약 박카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500억원을 넘어선 수출 덕분에 연간 최대 실적(2500억원)을 올렸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