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소년들에게 ‘사회적 경제’를 가르치는 교재를 제작해 보급한다고 한다. 서울시 3억원, 서울교육청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든 이 교재를 초등학교에 7000여권, 고등학교에 1만4000여권 우선 보급하고 중학교용은 8월 말까지 개발키로 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협력’과 ‘연대’를 기본 가치로 내세우면서 우리 헌법(119조1항)상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사실상 부정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개념이다. 이런 논란엔 눈감은 채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이 ‘만능’이라고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교재 내용부터가 노골적인 왜곡이 많다. 고등학교용 ‘사회적 경제 워크북’에선 2008년 금융위기 때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으나, 협동조합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는 등 위기 극복 능력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득재분배와 양극화 문제도 사회적 기업을 통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는 수많은 통계가 보여주고 있는 사실이다. 협동조합의 경우 작년 8월 말 현재 전체 7759개 가운데 10%만이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실패했거나 정부 지원금만 챙기고 사라졌다. 이런 왜곡된 내용을, 공공예산까지 써가며 가르치겠다는 것은 노골적인 반(反)시장경제 이념 운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

문제는 정부와 여당이 이에 대처하는 자세다. 새누리당의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원내대표를 지낸 사람까지 가세해 ‘사회적 경제 기본법’을 지난해 발의한 상태다. 당시의 사회적 경제 기본법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적경제원을 세워야 하고, 사회적 기업 등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5%까지 구매해야 한다. 공공기관 구매액 가운데 1조8000억원어치가 사회적 경제 조직에 흘러가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여당이 이념적 정체성 없이 ‘좌클릭’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 이제 여소야대까지 됐으니 이 법을 막을 길은 없다.

경제적 자유와 자기 책임을 강조하는 시장경제가 아니라 모두 다같이 나눠갖자는 사회적 경제 이념이 학교를 뒤덮으면 우리 사회는 남미식 포퓰리즘으로 침몰하는 길밖에 없다. 누가 이런 좌익이념 의식화 교육을 막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