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업계도 '간편결제 전쟁'
11번가, 옥션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거래액이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쇼핑을 편리하게 해주는 간편결제가 전자상거래 기업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시럽페이 거래액이 530억원이라고 18일 발표했다. 시럽페이가 처음 나온 작년 4월 이후 한 달간 거래액(10억원)의 53배 수준이다. 시럽페이는 국내 최초의 웹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다. 다른 간편결제와 달리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이나 액티브X 등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럽페이 가입 절차는 간단하다. 시럽페이 웹사이트에서 휴대폰 인증을 거친 뒤 결제 비밀번호 여섯 자리를 등록해야 한다. 본인 명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비밀번호 두 자리를 넣은 뒤 메일 계정을 설정하면 가입이 끝난다. 앱이나 추가 프로그램을 깔지 않고도 여섯 자리 결제 비밀번호만 넣으면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 결제 고객 다섯 명 중 한 명이 시럽페이를 이용하고 있다.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SSG페이 이용자는 지난해 9월 50만명에서 올 2월 140만명으로 6개월 만에 세 배가량으로 늘었다. SSG페이에서 제공되는 결제 수단인 SSG머니도 성장세다. SSG머니는 무통장 입금이나 신용카드로 충전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선불 결제 수단이다. SSG머니는 지난해 9월 도입된 뒤 올 2월에 충전금액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소셜커머스업체에선 티몬이 앞서가고 있다. LG유플러스를 통해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인 티몬페이를 도입한 뒤 티몬페이를 통한 매출은 올 1분기에 지난해 3~5월보다 84%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도 2014년 내놓은 간편결제망인 스마일페이 덕을 봤다. 1분기 옥션과 G마켓에서 스마일 페이를 이용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3%, 9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한 결제가 전자상거래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인 5%보다 낮은 만큼 더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간편결제가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춘 간편결제 시스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빛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