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독주회 성료 후 끊임없는 복기…더 깊은 해석 위해 노력빨간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열정’ 그 자체였다.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무대에 오른 그녀는 관중을 압도하는 격정적인 연주를 뿜어냈다. 마침내 마지막 곡이 끝난 순간,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피아니스트 양성원은 그렇게 3월 20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을 박수와 환호로 가득 채웠다.공연 직후 그녀를 제대로 만날 수 없었다. 독주회는 처음이라는 관객부터 유명한 음악평론가까지 그녀에게 몰려들었다. 한 관객은 “쇼팽 녹턴을 들으며 잔잔한 바람이 부는 저녁의 들판이 떠올랐다. 베토벤 소나타 21번은 의미심장한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들어와 어둠이 걷히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한 관객은 “배고픔을 잊고 그녀의 음악으로 영혼의 허기를 채웠다. 잔잔하고 편안한 감동과 그 뒤에 이어지는 긴장과 격정적 폭풍들의 강렬함이 냉정과 열정,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술 후 공연을 보러온 관객도 있었다. 그는 “히나스테라 피아노 소나타 Op.22 No.1을 듣고 필요했던 에너지를 모두 충전받았다”고 말했다.피아니스트 양성원은 인사를 건네는 관객들에게 허리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녀는 “이런 말씀들을 들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동시에 연구와 연주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녀의 욕심대로 독주회를 마친 후 몇 주 동안을 독주회에 대한 복기로 보냈다. 끊임없는 연구로 열정을 지켜나가는 피아니스트 양성원과 미래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독주회가 끝나고 내내 공연에 대한 복기를 하셨다고 들었다.(웃음) 쉬기도 했다. 독주회 이후 며칠간은 여운이 가시지 않아 흥분과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겨우 ‘진짜 마쳤구나’라는 생각이 들 즈음 몸살이 왔다. ‘좀 쉬라’는 신호 같아서 푹 쉬었다. 복기는 그 다음부터 했다. 실황녹음, 녹화 영상을 보면서 ‘다음에는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 이런 해석은 어떨까’하고 고민했다. 공연을 마치면 늘 이런 고민의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곡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생긴다. 또 한 번 과잉된 부분은 깎아내고 보다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이번 독주회는 내 모든 것을 다 쏟아낸 느낌이지만 모든 공연이 그렇듯 아쉬움은 남는다.그 외의 시간에는 산책도 하고 영화도 봤다. 그동안 겁이 많아 못했던 운전도 했다. 이제야 장롱 면허에서 탈출했다. (웃음) 지금은 학교 강의와 5,6월에 있을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 독주회에서의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 이번 연주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기교적인 부분은 물론 음악적 흐름, 음색 등 곡 전체의 감성적 해석에 신경썼다. 이번에 연주했던 베토벤, 쇼팽, 리스트, 히나스테라 작품의 경우 곡마다 특징과 시대적인 배경, 감성이 다르다. 고유의 해석법도 다르다. 곡이 가진 개성과 해석에 신경을 많이 썼고 저 자신의 음악적 해석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대로 몰입했다.마지막 건반을 누르는 그 순간까지도 그 음에 충실히 몰입을 했다. 마지막 음의 울림이 사라지는 순간, 관객분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에 너무나 감사했다. 무대에서 제가 뿜어낸 에너지의 몇 배 이상으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그 반응을 느끼고 나서야 ‘잘 마무리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히나스테라 Sonata No. 1 Op. 22’는 다른 곡들과 다르게 현대 곡에 해당한다. 고전, 낭만시대의 곡들과 다른 점이 있나.개인적으로 현대곡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특히 이 곡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독일에서도 자주 연주했던 곡이다. 히나스테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마지막 곡으로 선정했다. 히나스테라는 20세기 남미의 대표 작곡가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의 전통적인 음악 재료와 유럽에서 유입된 음악어법을 연결해 자신만의 음악적 언어를 만든 사람이다. 토속적인 특성을 살리려는 그의 작품들에는 현대적 작곡기법이 함께 나타난다. 이 소나타는 총 4개의 악장인데, 제 1악장은 고전적인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 안에서 말람보 리듬의 사용과 잦은 박자의 변화 등 민속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제 2악장은 그의 피아노곡에서 최초로 12음기법을 사용하여 작곡되어졌다. 제 3악장은 느린 악장으로 즉흥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기타코드의 음형을 변형시킨 민속적인 요소가 사용되었고 제 4악장은 리듬 악센트를 변화시켜 헤미올라 리듬의 화려한 피날레가 만들어져 그의 예술적 특성을 잘 볼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곡이다. - 인생 그래프가 있다면 피아니스트 양성원으로서 현재 어디쯤이라고 생각하나.인생 그래프가 어떤 궤적을 보이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제 삶 속에서 많은 체험과 성찰을 하고 싶다. 그 과정을 통해 저의 음악이 성숙해 가는 것만은 틀림없다. 유럽에서 또 귀국 후 국내에서도 활발한 연주활동을 해왔다. 앞으로도 더욱 꾸준한 연주활동을 통해 저의 예술을 발신하고자 합니다.- 피아니스트 양성원의 피아노 연주가 관객에게 어떤 공연이 됐으면 하나.‘피아니스트 양성원’의 음악을 또 듣고 싶고,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피아니스트로 남길 바란다. 많은 청중들이 제게 주신 에너지를 다시 돌려드릴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려한다.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생각, 음악적 상상, 그 어떠한 감정의 움직임이라도 자아낼 수 있는 연주를 선사하고 싶다. 잔잔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따뜻함과 긍정적 에너지로 휘몰아치는 강렬한 연주, 청중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음악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
온라인정보팀 이슬기기자 lee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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