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트로트는 유독 많은 편견에 휩싸인 장르이다. 최근 한 트로트 가수는 “트로트를 그저 ‘나이 먹은 사람들이나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있다. 그 안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못했던 것 또한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음악성에 대한 의심도 많았다. 단순히 ‘행사 용 노래’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그런 트로트 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고속도로 퀸’으로 잘 알려진 금잔디는 최근 3집 선공개곡을 발표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트로트의 발전에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장윤정과 함께 세미트로트의 대표주자로 활약해온 홍진영은 더욱 젊어진 감각으로 10~20대에게 어필 중. 또 신선한 포맷의 트로트 듀오도 등장했다. 두스타가 그 중인공으로 이들은 각자 솔로 앨범과 함께 듀엣곡으로 활동하며 정통 트로트의 대중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잔디
금잔디


#금잔디 “트로트도 뭐든 할 수 있다”

가수 금잔디는 지난 8일 정규 3집의 선공개곡 ‘서울 가 살자’를 발표했다. 이 곡은 가수 임창정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그간 금잔디가 선보였던 정통 트로트와는 달리, 발라드의 냄새가 물씬 나는 곡이다.

임창정의 곡으로 컴백하기까지, 고민도 있었다. 금잔디는 최근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5~70대 팬들에게는 듣기 어려운 노래일 수 있다. 아이돌 음악을 즐기던 10대나 20대들은 창법 자체가 ‘노땅’처럼 느낄 수도 있고. 결국 내가 섭렵할 수 있는 연령대가 많지 않더라”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잔디가 ‘서울 가 살자’를 선택한 이유는 “트로트 음악도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금잔디는 “트로트가 쿵짝쿵짝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 가 살자’는 트로트 음악으로도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노래”라고 힘줘 말했다.

오는 22이 공개될 정규 3집에서는 더 많은 변화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금잔디는 “음반에 이렇게까지 돈을 많이 써 본 것은 처음”이라며 “트로트와 대중음악의 경계를 깨기 위한 시도를 해서, 트로트 역시 음악의 한 종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진영
홍진영


# 홍진영, 더 젊어졌다!

홍진영은 아이돌그룹 출신답게 통통 튀는 매력으로 젊은 층들에게 매력을 어필했다.

지난 달 24일 발표된 새 음반 ‘화양연화’의 타이틀곡 ‘엄지척’은 홍진영 특유의 에너지가 돋보이는 곡이다.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 장윤정의 ‘왔구나 왔어’ 등을 탄생시킨 작사가 최비룡, 작곡가 최고야가 다시 한 번 협업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뮤직비디오이다.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적인 컬러를 과감히 사용했다. 여기에 팝아트적인 요소를 더해, 여타 뮤직비디오와 차별화를 노렸다. 소속사 측은 “기존 트로트 장르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쉽게 하지 않던 시도”라면서 “젊은 느낌을 담아냈다”고 귀띔했다.

퍼포먼스 역시 주목할 만 하다. 홍진영은 최근 한 방송에서 “그동안의 퍼포먼스가 율동 수준이었다면, ‘엄지 척’은 여태까지 활동했던 곡 중 안무가 제일 많다”고 귀띔했다. 그동안의 트로트가 ‘듣는 음악’이었다면, 홍진영으로 대표되는 세미 트로트 주자들이 ‘보는 트로트’의 시대를 연 것. 트로트를 즐기는 연령층이 내려가면서, 그 수명 또한 길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이다.
두스타
두스타
# “정통의 힘”…두스타

신선한 포맷의 팀도 등장했다. 남성 듀오 두스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강, 진해성으로 구성된 두스타는 지난달 23일 멤버 별 솔로 음반을 발표하고, 듀엣곡 ‘반갑다 친구야’로 활동을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두스타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 정통 트로트를 구사한다는 것이다. 댄스와 트로트를 접목시킨 세미트로트가 일종의 성공 공식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할만한 행보이다.

그러나 두스타는 음악 자체가 가진 힘을 믿었다. 특히 가사에 담긴 애환은 세대를 초월해 듣는 이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두스타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통 트로트, 특히 어려운 시절에 나왔던 노래들이 가사가 정말 찡하다”면서 “우리 또한 앞으로 정통 트로트 곡들로 서민의 애환을 위로할 수 있는 가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시에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두스타는 KBS1 ‘가요무대’는 물론,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아이돌 일색이던 음악 방송에 출연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올라엔터테인먼트, 뮤직K엔터테인먼트, KD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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