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싼 중국기업 유상증자 주식 노려라"
“중국 상장 기업 중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한 해 600곳입니다. 조달 규모만 16조원에 달하는 이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지난해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된 동양자산운용 김두환 대안투자본부 팀장(사진)은 지난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팀장은 “중국에선 유상증자에 참여한 기업의 주식이 시가보다 10~3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유상증자로 중단된 주식 거래가 다시 시작되는 즉시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예전처럼 연 7%대 성장률을 기록하진 못하겠지만 연 6%대 후반의 성장률을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의 옥석 가리기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동양자산운용은 지난달 ‘동양 차이나 사모유상증자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중국 사모유상증자 1위 운용사 차이퉁과 3위 보세라(BOSERA)자산운용이 굴리는 펀드를 재간접 형태로 들여온 펀드다. 이들 운용사가 최근 5년 동안 연 20~30%의 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이 자산가들에게 알려지면서 1주일 만에 ‘품절’됐다.

▷중국 기업 유상증자 투자는 생소하다.

“중국 상장사가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보통 세 가지다.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 그리고 유상증자다. 채권시장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고, 대출은 금융권에서 담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쑥쑥 크는 기업은 대부분 유상증자를 한다. 유상증자를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주가가 뛰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유동성은 많지만 자본조달 시장의 활력은 높지 않다. 중국 유상증자는 진입장벽이 높다. 비공개 방식으로 진행하고, 10명 이하의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다. 물량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중국 현지 금융업체와의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동양자산운용이 상품을 들여올 수 있었던 것도 중국 안방보험 출신인 팡젠 대표의 개인 네트워크 덕을 본 게 컸다.”

▷중국 유상증자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나.

“2015년에는 600여개 회사가 약 9100억위안(약 164조원)의 자금을 사모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했다.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재무구조가 위태롭다는 의견이 있다.

“기업이 망하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여러 기업이 한꺼번에 무너지긴 힘들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제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정부가 시장 하락을 막을 수 있는 통제력과 수단을 갖고 있어 다른 나라의 위기 때처럼 시장이 급전직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세계 어느 나라도 중국 시장의 추락을 원치 않기 때문에 국가 간 공조도 있을 것이다.”

▷재정적인 문제가 있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는 없나.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가 있어 자금을 조달한다기보다는 생산설비 확충, 연구개발,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자금을 모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심이다.”

▷수익률 기록이 없어 불안해하는 투자자가 많다.

“중국 시장에서 2011~2014년 사모유상증자 평균 수익률이 48.3%에 달했다. 2013~2014년 2년간 시행된 895건의 사모유상증자 중 55% 이상 기업의 할인율이 20% 이상이었다. 지난 6일 처음으로 투자를 집행했는데 해당 기업의 할인율은 16.3%였다. 상장과 동시에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16.3%의 수익을 내는 것이다.”

▷투자 조건은 어떻게 되나.

“보호예수를 감안한 모펀드의 투자기간은 1년6개월이다. 자금 입출금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실제 투자 기간은 대략 2년 정도가 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