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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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민감주가 지난 2월 중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반등세를 이끌고 있다. 소비주에 비해 이익 전망이 양호하고 신흥국 통화지수 상승으로 환율 경쟁력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기민감주 내에서도 철강, 화학, 조선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소비주 대비 민감주 이익수정비율(민감주 이익수정비율-소비주 이익수정비율)은 올해 들어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비율은 최근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9.5%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지수도 이를 반영했다. 2월 이후 경기민감주에 해당하는 철강, 조선, 에너지, 기계업종의 지수 상승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반대로 지난해부터 강세를 이어온 필수소비재, 화장품과 의류, 유통 등 전통 소비주들은 시장평균에 못 미쳤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가 호전되고 있어 시간차를 두고 신흥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전망 덕이다. 경기가 호전되면 투자자들이 경기방어성 종목을 줄이고 경기민감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확연해진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이승석 파트너는 “보통 경기민감주라고 하면 일반 투자자는 자동차나 정보기술(IT) 같은 소비형 경기민감주를 떠올린다”며 “하지만 그간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다 올라서는 현재와 같은 경기회복 초기 국면에서는 소재산업 종목군이 투자에 더 유망하다”고 말했다.

경기 개선 전망에 신흥국 통화도 강세 흐름을 타고 있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 통화지수 반등 시 상관관계가 높은 경기민감주 주가 지수도 동반 상승하는 패턴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주요 매매 주체인 외국인의 관심도 경기민감주로 쏠렸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엔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철강과 조선업종 대장주,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등 정유·화학주가 포함됐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경기민감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전환되면서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철강, 화학, 조선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