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비투비 자체제작 리얼리티
비투비 자체제작 리얼리티
이제는 ‘자체제작’의 시대다. 방송사에서 제작을 도맡았던 아이돌 리얼리티가 소속사 자체제작으로 영역이 확장되며 다양한 포맷이 생겨나고 있다. 빅스의 ‘빅스TV’, 방탄소년단의 ‘방탄밤’, 비투비의 ‘비투비 더 비트’, 나인뮤지스의 ‘나뮤캐스트’ 등이 시리즈로 자리 잡았고 ,최근 빅스의 볼링 대회, 마마무의 ‘언프리티 랩스타’ 패러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소속사 내 영상팀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소속사 영상팀은 아이돌 리얼리티 제작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비스트, 포미닛, 비투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영상팀의 이지선 팀장을 만났다. 이지선 팀장은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비투비를 담당하며, 비투비의 거의 모든 리얼리티를 탄생시킨 주인공. 아티스트를 향한 그의 남다른 애정과 노하우가 자체제작 리얼리티를 더 다채롭게 만들었다.

10. 자체제작 리얼리티를 활발히 제작 중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편집인데, 편집을 할 때 주안점을 어디에 두는가?
이지선 팀장(이하 이지선) : 비투비가 웃기지 않나. 비투비 스스로 웃겨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고, 나도 있다. 웃긴 장면을 위주로 이어가려 한다. 멤버들의 캐릭터가 워낙 독특하니까 그것 그대로 살리려고 한다. 자막이나 사운드도 비투비 느낌대로 담으려고 한다. 사람들이 자막을 볼 때, 동 떨어지는 느낌보다 같이 수다 떠는 것처럼 보이고 싶다.

10. 스스로가 꼽는 가장 베스트 영상이 있나?
이지선 : ‘스릴러’ 활동 때 공개한 웃음 참기 영상이 있다. 대기실에 있다가 동영상 하나를 보게 됐는데 중학생들이 서로 웃음 참기를 하는 영상이어서 비투비가 따라 했다. 이 영상을 그냥 편집이나 자막 없이 올리기만 했는데 팬들이 자막을 넣어 다시 만들었다. 그 영상이 현재 150만뷰를 돌파한 상태다. 만들어주신 팬에게 감사하다.

10. 팬들의 재생산 콘텐츠도 리얼리티의 장점이겠다.
이지선 : 예전에는 그냥 통째로 올리는 메이킹 느낌의 영상을 올렸다. 팬들이 다시 2차 재생산을 하는 식으로 전파됐는데 이후에는 우리가 영향을 받아서 자막이나 효과음을 재미있게 붙여서 예능 프로그램처럼 만들려 했다. ‘더비트’ 시리즈도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팬들 중에 능력자도 많다. 영상에서 캐치하지 못했던 멤버들의 매력을 재생산하고 알린다. 나도 보지 못했던 것을 팬이 발견할 때도 많다. 뭔가 같이 협업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고, 팬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다. 팬들이 만든 영상을 다 모니터링한다.

10. 촬영을 하면서 아티스트의 매력을 더욱 더 알게 되겠다.
이지선 : 그게 콘텐츠로 발전한다. ‘너의 멜로디가 되어줄게(이하 너멜되)’의 경우, 리얼리티를 제작하면서 비투비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파생된 콘텐츠다. ‘너멜되’에는 프라이드가 있다. 비투비 멤버들이 집중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육성재가 정말 바빠서 안 시키려고 했다. 그런데 육성재가 먼저 하겠다고 했다.

10. 아주 방대한 양을 촬영할 텐데, 모두 공개하지 못해 아쉬울 때도 있겠다.
이지선 : 비방용 콘텐츠도 정말 많다. (웃음) ‘더비트’에는 통으로 가능 영상뿐만 아니라 보너스컷도 있다. 꽁트 같은 것도 나오고, 더 이야기하지 못한 메이킹도 있는데 다르게 스토리텔링해 공개하는 것도 많다. 솔직히 양은 많지만 그냥 공개할 수 없다. 방대한 양을 효과적으로 잘 뽑을 것이다.

팬들이 재가공해 화제가 된 비투비 ‘웃음참기’ 영상
팬들이 재가공해 화제가 된 비투비 ‘웃음참기’ 영상
10. 포털사이트, 인터넷, 스마트폰 등 인터넷 사용 환경에 따라 변화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지선 : 항상 고민이 많이 된다. 시즌이 업그레이드될수록 멤버들도 업그레이드도 되지만, 우리도 업그레이드가 돼야 한다. ‘더비트’의 경우 이번 활동에는 쉬고, 번외편식으로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요즘 스낵컬처가 유행이어서 잠깐 잠깐 볼 수 있게 3분, 5분짜리 영상으로 풀어주려고 한다.

10. 웃음을 위해 영상팀의 노력도 많겠다.
이지선 : 일본에 가면 돈키호테라는 큰 잡화점이 있는데, 재미난 소품이 많다. 멤버들이 들고 다니는 장난감 마이크, 피구공 등등 다 사비로 샀다. 너무 비싼 것은 회사에 청구하지만, 사소한 물건은 직접 구입하는 편이다. 소품을 아무리 작은 것을 준비해도 비투비 멤버들이 다 살린다. 휴지 하나로 웃음을 만드는 팀이다.

10. 영상을 보는 팬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지선 : 늘 영상을 많이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미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비투비는 이제 막 내보내면 안 되는 콘텐츠가 됐다. 비투비를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더 잘할테니까 예쁘게 봐달라. 열심히 하고 있다. 이 일은 애정이 없으면 하지 못한다. 댓글에 ‘ㅋㅋㅋ’가 많으면 정말 기분이 좋다.

10. 영상 관련 분야로 진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조언도 부탁한다.
이지선 : 쉽게 생각할 직업이 아니다. 연예인 보려고 들어왔다가는 더 힘들 것이다. 영상을 좋아해서 이 일을 시작한다면, 좋다. 오래 버티려면 아티스트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호흡이 없으면 찍는 사람도 어색하고, 당하는 사람도 어색하다.

10. 기획사 인하우스 영상 시스템도 만들어지고 있다. 회사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이지선 : 일정이 빽빽해서 시간에 쫓겨 작업하는 영상물이 많다. 더 잘 나올 수 있는 영상도 완성도가 떨어지게 된다. 마감에 쫓기니까 아쉽다. 조금 더 완성도를 올릴 수 있는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 퀄리티를 올릴 수 있게 지원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10. 마지막으로, 영상팀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이지선 : 비투비가 주인공인 방송사 단독 예능을 하는 것이 꿈이다. 난 비투비가 차려놓은 밥상에 데코레이션만 해줄 뿐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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