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달 6일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자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일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영토분쟁 대상인 쿠릴열도 문제와 평화조약 체결 문제, 양자 관계 발전 방안, 북핵 문제 및 시리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베 총리의 비공식 러시아 방문은 지난 1월 그와 푸틴 대통령간 전화통화에서 합의됐다. 아베의 소치 방문을 협의하기 위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달 중순 도쿄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러시아 외무성 당국자를 인용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15일 도쿄에서 회담한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그러나 아직 아베 총리의 방러 일정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즈베스티야에 “양국 정상 간 회동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일정에 대해선 추후 알려줄 것”이라고만 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와의 영토 분쟁 대상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에서 성과를 거둘 목적으로 푸틴과의 정상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베는 자국민들에게 2018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쿠릴열도 문제에 진전을 이루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그는 영토 문제 해결 논의를 위해 푸틴 대통령의 연내 방일도 추진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 전쟁)에서 적국으로 맞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종전 후 지금까지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조약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중인 극동의 쿠릴 4개섬 반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남쪽에 위치한 이투룹,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겪고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