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백화점, AK플라자 제공
사진=롯데백화점, AK플라자 제공
백화점들이 서울 홍익대 입구 등 상권에 잇따라 패션 전문점을 열고 보다 젊은 신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앞서 저성장기를 거친 일본 유통업계에서 착안한 전문점 체제를 도입, 상권에 따라 인기 있는 품목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영스트리트 패션전문점을 표방한 '엘큐브'를 개점한 데 이어 AK플라자가 가로수길에 '오피셜 할리데이'(개점일 7일), 홍익대 입구 와이즈파크에 '태그 온'(8일)을 연다.

점포 세 곳 모두 기존 백화점보다 규모를 줄이는 대신 젊은 층을 겨냥해 패션 및 라이프 스타일 관련 브랜드만 채워넣었다. 엘큐브의 영업면적은 630㎡이고, 오피셜 할리데이(1029㎡), 태그 온(1510m㎡)도 백화점 평균 영업면적(약 3만㎡)과 비교하면 현격히 차이가 난다.

입점 브랜드는 젊은층에게 인기 있을 만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음식료(F&B) 중심의 20개 내외의 브랜드로 추렸다.

엘큐브는 라인프렌즈, 라 코스메띠끄 등 캐릭터숍, 화장품 편집숍과 온라인 쇼핑몰 등 21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초기 실적도 양호하다. 엘큐브는 지난달 25일 개점 이후 이달 5일까지 12일간 매출이 총 4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목표 매출을 약 150% 초과 달성한 수치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올해 홍익대 입구에 엘큐브 2호점을 열고, 향후 다양한 주제로 전문점 매장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오피셜 할리데이와 태그 온은 디자이너와 유통업체가 협업해 독자적인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선보이고, 기존 브랜드 중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상품만을 선정해 판매하는 콘셉트다.

오피셜 할리데이는 내년에 온라인숍을 열고 2018년까지 백화점 입점을 포함해 총 4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태그 온은 국내외 브랜드 중 가성비가 높은 상품만을 선정해 판매하는 패션 라이프스타일 전문점으로 기획했다.

백화점이 시작한 전문점은 과거 저성장기를 한국보다 앞서 거친 일본에서 착안한 개념이다. 롯데백화점은 일본의 이세탄백화점이 2012년부터 도입한 콤팩트 전문점 개념을 엘큐브에 적용했다. 이세탄백화점은 화장품, 패션, 잡화 등 6개 콘셉트의 전문점 113개를 운영하고 있다.

우길조 롯데백화점 상품기획(MD)전략부문장(상무)은 "백화점 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신규고객 창출이 관건"이라며 "전문점 출점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상권 유행을 반영해 개성이 강한 젊은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채동석 애경 유통·부동산개발부문 부회장은 "국내 유통업계는 수요에 맞는 브랜드를 선별, 상권을 찾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중요해졌다"며 "AK플라자는 각 점포별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노하우를 살려 특화 전문점을 통해 최상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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