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소비 패턴 변화 등 해석 분분

지난 2월에 중고차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중고차 거래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이전등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체 중고차 거래량은 총 57만2천599대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역대 최대 중고차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해의 같은 기간(54만2천225대)에 비해서 3만374대나 많은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중고차 이전등록 현황은 총 28만3천875대로 집계돼 예년 동기 중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의 최대 기록이던 2012년 2월의 28만1천786대보다 2천89대 더 많은 수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통상 1∼2월의 중고차 거래가 많으면 그 해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많다"며 "이같은 추이가 이어진다면 올해 중고차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고차 거래가 증가한 이유를 놓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경기 불황에 신차 대신 중고차를 찾는 움직임이 많아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고차 거래가 늘어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꾸로 신차가 잘 팔리면서 중고차 거래가 덩달아 급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고차 거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2월의 경우 내수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5사가 판매한 차량은 작년 동월 대비 7.2% 늘어난 11만616대였다.

물론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인위적인 조처를 한 것이 내수 판매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경기 흐름과는 무관하게 중고차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점이 중고차 거래가 증가한 주된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낡고 오래된 차'로 간주하는 게 아니라 점차 '합리적인 소비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의 자동차 이전등록 현황 자료에 근거하면 중고차 거래대수는 2012년 328만4천429대, 2013년 337만7천84대, 2014년 346만8천286대, 2015년 366만6천674대로 지난 4년간 매년 꾸준히 늘었다.

중고차 매매 전문기업 SK엔카 관계자는 "중고차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개인에게 필요한 차를 선택할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며 "준중형 신차 가격으로 중고 SUV를 살 수 있는 만큼 본인의 생활방식이나 구매 목적에 맞는 차를 중고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