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조성희, 탐정
조성희, 탐정

판타지 멜로 ‘늑대소년’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조성희 감독이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제작 ㈜영화사 비단길)로 다시 한 번 독창적인 세계를 선보인다.

2009년 단편영화 ‘남매의 집’으로 칸 국제 영화제 진출, 2010년 첫 장편영화 ‘짐승의 끝’으로 밴쿠버 국제 영화제 용호상 부문을 수상하며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 받은 조성희 감독은 이후 첫 상업 장편 영화 ‘늑대소년’에서 판타지적인 요소와 한국적 정서의 조화를 선보이며 700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그의 차기작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 또 어떤 신선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겁 없고, 정 없고, 기억 없고, 친구도 없지만 사건 해결은 99%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이 20년간 해결하지 못한 단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던 중 베일에 싸인 거대 조직 광은회의 충격적 실체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조성희 감독이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고전 소설 속 홍길동이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조성희 감독은 누구나 아는 이름이지만 정작 실체는 알 수 없는 ‘홍길동’의 익명성과 음지에서 은밀히 활동하는 그의 모습에서 묘한 흥미를 느꼈다는 후문이다.

또한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홍길동에 매력을 느껴 ‘결핍’, ‘결함’ 등 그간 한국 영화 주인공들에게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장치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덧댔다. 이렇게 해서 조성희 감독이 만들어낸 홍길동은 매사에 까칠하고 만사를 귀찮아하지만 사건 앞에서만큼은 무서울 만큼 집요한 사립탐정이다.

조성희 감독은 가장 한국적인 캐릭터 홍길동을 차용한 대신 비주얼만큼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보다는 과장되고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풍경에 빛과 그림자, 안개 등 고전 느와르 영화들이 즐겨 사용했던 장치들을 사용해 모든 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조성희 감독의 연출력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오는 5월 관객을 만난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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