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없애려면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높여야
한국이 신흥시장인가, 선진시장인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는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보는 반면 파이낸셜타임즈스톡익스체인지(FTSE) 등은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2만8000달러(2014년 세계은행 기준). 중국의 4배에 달하며 스페인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근거로 볼 때 한국 경제는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보는 한국의 지위는 경제적 위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순환출자로 얽혀 있는 일부 대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불명예스러운 용어를 탄생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비슷한 해외 경쟁기업과 견줘볼 때 한국 기업의 가치가 실제보다 저평가돼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역설적으로 한국 기업의 시장가치를 높이고 더 많은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일 기회가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이나 중국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 기업이 그들의 경쟁상대와 어떻게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까. 한국 기업의 유연성과 효율성, 기술력 등은 이미 입증돼 있다. 요즘처럼 많은 투자자가 중국의 경제 둔화에 우려를 나타내고 좀 더 투명한 기업환경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이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단지 문서화된 규정이 아니라 기업 경영자들의 의지가 실린 강력한 시스템 수립을 필요로 한다. 이 시스템에는 인수대상 기업이나 사업파트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관계, 철저한 경영 실사, 투명성 등에 대한 조사 과정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큰 위험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진행하는 사업과 관련해 이런 조사는 필수 과정이다. 합리적인 조사와 분석은 궁극적으로 한국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위험을 제거해 재무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제이슨 라이트 < 크롤(KROLL) 상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