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대학생 창업 축제] "PT전략 짜는 데만 3개월…주말마다 8시간씩 연습했죠"
태국팀의 우승을 이끈 사람은 팀장 위키타 자드손(22·빤야피왓경영원 3년·사진)이다. 그는 지난 대회에도 팀을 이끌고 참가했지만 경험 부족 등으로 하위권에 그쳤다. 대회 뒤 고국에 돌아가자마자 다시 팀을 꾸렸다. 위키타는 “지난해에는 연습이 부족했고 콘텐츠가 함량 미달이었다”며 “다른 팀들이 공들여 준비한 발표를 보고서야 제대로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국팀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넘넘(NumNum)을 선보였다. 채소를 맛있게 먹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이용해 어린이가 채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도록 했다. 부모가 아이에게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면서 채소를 먹이는 방식이다. 종류별 섭취량을 바탕으로 아이의 영양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채소를 싫어하는 어린 동생을 둔 팀원들로부터 얻었다. 어떻게 채소 섭취를 돕느냐를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등 캐릭터를 이용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전략을 짜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 12월부터는 매주 일요일마다 팀원과 발표 연습을 했다. 강의실을 비워야 하는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씩 연습했다.

위키타는 힘들 때마다 지난해 우승한 싱가포르팀을 떠올렸다. 그는 싱가포르팀의 리더 푸춘안(23·싱가포르경영대)이 파워포인트가 아니라 영상만으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싱가포르팀이 마련한 전략과 발표 방식은 결코 짧은 시간에 준비한 게 아니었다. 위키타는 발표를 마친 푸춘안을 찾아가 얼마나 준비했는지 묻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엔 위키타가 1위, 푸춘안이 2위를 했다. 위키타는 “지난 대회 실패를 통해 다시 도전해 성취하는 것이 값지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지금까지 모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전 세계 유아와 어린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