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소형차 폴로는 톡톡 튀는 디자인과 개성이 넘치는 DNA를 지닌 차다. 1975년 1세대 출시 이후 40년 넘도록 소형차의 아이콘으로 여겨져 왔던 만큼 지금의 5세대까지 총 1,6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폭스바겐으로선 골프에 이은 또 하나의 효자 차종인 셈이다.

국내에는 지난 2013년 5세대가 도입되면서 수입 소형차 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00만원 중반에 육박하는 가격과 편의품목 부족이 국내 소비자 취향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적지 않은 지적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이에 폭스바겐코리아가 실내 품목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폴로를 라인업에 추가하고 차명 뒤에 '프리미엄'을 붙였다. 철저하게 '고급'을 선호하는 국내 취향을 저격하겠다는 의도다. 폴로 프리미엄 R-라인을 시승했다.

▲스타일
골프를 축소시킨 듯한 외관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럼에도 전면에는 LED 헤드램프 및 주간 주행등을 적용해 보이지 않는 변화를 꾀했다. 새 헤드램프는 커브 길에서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따라 방향이 달라져 야간 운전 때 가시거리 확보에 유리하다. 바퀴는 10-스포크 16인치 알로이 휠에 타이어를 끼웠다. 덩치에 비해 작지 않은 사이즈로 역동성을 불어 넣은 요소다.

실내는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기존 수동 방식의 공조 시스템을 클리마트로닉 자동 시스템으로 교체한 것. 편의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심미적인 측면에서도 향상을 가져왔다고 느껴진다. 버튼 크기가 작은 편이지만 조작에 큰 불편은 없다.

기본으로 적용한 파노라마 선루프는 작은 덩치에 따른 비좁은 실내에서 개방감을 가져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이얼 방식으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해야하는 부분은 여전히 불편함이 따른다. 물론 직물시트임에도 열선 기능을 넣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형인 탓에 뒷자리는 넉넉하지 않다. 그러나 성인 2명이 앉기에 큰 무리가 없다. 60:40으로 분할되는 뒷좌석을 모두 접을 때 확보되는 공간은 제법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성능 및 상품성
엔진은 3기통 1.4ℓ TDI로 최고 90마력, 최대 23.5kg.m의 힘을 낸다. 본래 1.6ℓ 배기량이었지만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다운사이징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성능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효율은 1등급인 복합 ℓ당 17.4㎞를 확보해 실리를 챙겼다. 에너지 회생 시스템 및 스타트-스톱 기능도 효율에 일조했다. 이미 여러 차례 검증을 마친 7단 DSG가 짝을 이룬 것도 이전과 동일하다.

작은 덩치에 충분한 성능이다. 디젤 특유의 높은 토크로 초반 가속이나 고속 주행에서 힘이 부족하지 않다. 변속은 1단부터 7단까지 신속하게 이뤄지는데, 그만큼 기어비를 촘촘하게 세팅해 효율을 중점적으로 둔 흔적이 엿보인다. 변속 충격은 거의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기어노브를 스포츠모드(S)로 옮기면 변속이 한 템포 늦어져 보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진동 및 소음 역시 크게 문제 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잘 잡았다.

승차감은 단단하다. 서스펜션은 앞바퀴 맥퍼슨 스트럿, 뒤쪽은 토션빔을 적용했다. 또한 짧은 차체 덕분에 코너에서 진입과 탈출이 빠르다. 고속도로와 시내를 고루 주행하고 별도의 경제운전을 하지 않았지만 효율은 표시된 것보다 더 높았다.

내비게이션은 없지만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를 지원해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어플리케이션을 연동할 수 있다. 아이폰을 연결해 카플레이를 실행해 봤다. 지도의 인터페이스와 음성 안내 등이 낯설지만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 외에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피로경보 시스템과 같은 최신 기능을 넣은 점도 눈에 띈다. 크루즈 컨트롤, 언덕 밀림방지 시스템 등의 품목도 필요한 것 위주로 구성했다.

▲총평
성장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지만 유독 소형차 부문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상위 세그먼트와 비교해 가격대비 경쟁력이 애매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폭스바겐 만큼은 다르다. 적지 않은 소비자가 골프보다 경제성이 높은 폴로를 선택했다.

폴로는 기본에 충실한 차다. 잘 달리고 잘 서며, 작은 덩치에서 안정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프리미엄' 딱지를 붙이면서 높아진 가격은 형님 골프와 격차가 좁혀져 소비자들에게 갈등을 일으킬 여지가 있어 보인다. 가격은 2,870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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