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달러(약 5억8300만 원) 이상을 투자하고 미국 영주권을 받으려는 사람이 지난해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국무부 산하 이민국(USCIS)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이민 비자(EB-5) 신청자는 1만7691명에 이르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14년보다 51%, 2013년보다는 170% 각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투자이민 비자 신청이 급증한 것은 미국이 이 비자 발급을 종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990년 처음 도입됐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관심을 받은 이 비자는 애초 미국의 낙후지역 개발을 목표로 했으나, 실제로는 대도시의 부동산 개발 자금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 중인 허드슨 야드 개발도 이 비자 발급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해 사업비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작년까지만 이 비자 제도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둘러 비자를 신청한 사람이 많았다. 미국은 일단 올해 9월까지 이 제도를 유지하기로 한 상태이다. 지난해 비자 신청이 급증한 탓에 신청자 중 아직 비자를 받지 못한 사람은 2만1988명으로 늘었다.

신청자는 가족의 비자까지 포함해 2∼3 개 비자를 신청하고, 1년 발급 비자는 1만개로 제한돼 있어 이들에게 비자 발급이 완료되려면 5∼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 발급된 투자이민 비자의 80% 이상은 중국인에게 돌아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