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0여곳 확충…일부 은행 전체 순익의 2~3%만 해외서 거둬

국내 대형은행들이 해외진출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으나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NH농협ㆍKEB하나ㆍ우리ㆍ신한 등 국내 5대 은행은 지난해 해외 네트워크가 102곳 늘었다.

올해는 그보다 약 20곳 많은 120여 곳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의욕적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거둔 당기순이익이 전체 순이익의 20%를 넘는 곳은 5대 대형은행 가운데 단 한 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작년 전체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견줘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해외진출에 있어 후발주자인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올해 역점 사업 중 하나로 해외 진출을 내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작년 해외에서 29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에 거둔 360억원에 견줘 67억원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른 전체 순익대비 해외 순익 비중도 2014년 3.5%에서 작년 2.65%로 0.85%포인트 줄었다.

실적이 떨어졌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해외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지점 개설이나 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2014년 해외에서 12억6천만원의 실적을 냈던 농협은행은 지난해 약 6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체 순이익 대비 해외지점 순이익 비중도 같은 기간 0.39%에서 3.49%로 3%포인트 넘게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농협은행은 뉴욕지점과 베이징사무소, 하노이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에는 인도에 사무소를, 베트남에 영업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안마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해외진출을 놓고 선두권을 형성하는 KEB하나, 우리, 신한은행의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KEB하나은행은 작년 해외에서 2천7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1천852억원보다 227억원 늘어난 것이다.

해외 순익 비중은 2014년 14.9%에서 지난해 21.4%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순이익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당기순이익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더 컸다.

KEB하나은행의 순익은 2014년 1조2천395억원에서 작년 9천699억원으로 줄었다.

KEB하나은행은 24개국 126곳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에는 멕시코 현지법인, 인도 구르가온지점을 신설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으로 네트워크 확장을 검토하는 등 18곳 정도의 해외 네트워크를 확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해외점포 순익이 2014년 1천230억원에서 작년 1천70억원으로 16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해외순익 비중도 19%에서 13%로 뚝 떨어졌다.

수익은 줄었지만 네트워크 확장에는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지난 2014년 184곳에서 작년 205개로 늘었다.

올해는 95곳 늘어난 300곳까지 해외망을 늘릴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은행권의 국내영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해 신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4년 약 1천270억원(8.7%)에서 작년 약 1천560억원(10.5%)으로 290억원 정도 늘었다.

해외 네트워크도 같은 기간 70곳에서 작년 그 배인 140곳으로 늘렸다.

올해도 멕시코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8곳 정도를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고동욱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