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자동차가 4세대 프리우스를 최근 들여왔다. 일본 내에선 출시 한 달만에 10만 대를 계약한 돌풍의 주역이다. 그 바탕에는 토요타의 새 제품 전략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가 있다. 토요타가 '보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구조개혁을 적용한 출발점인 셈이다.

새 프리우스는 적용품목에 따라 표준형 E그레이드, 고급형 S그레이드 등 두 가지가 국내에 선보였다. 이
가운데 고급형을 시승했다.

디자인

새 프리우스는 다소 난해한 외관이다. '아이코닉 휴먼테크'란 거창한 컨셉트를 들고 나왔고,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차 특성을 반영했으나 개성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인상이다. 면과 선들이 조화롭지 못한 탓에 빛이 반사되는 모양도 깔끔하지 못하다.

전면부는 토요타 엠블럼을 중심으로 쐐기형 헤드 램프를 채택했다. 긴 부리를 지닌 새의 머리를 닮았다. 보닛과 범퍼, 펜더 틈에 끼워 넣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한 모양새다. 그릴은 내부에 셔터를 장착해 주행상황에 따라 열고 닫으며 공기저항을 줄인다.

측면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패스트백 스타일로, 2세대부터 이 모양을 유지해 왔다. C필러를 검정색의 고광택 패널로 덮어 유선형 차체를 부각시킨 점이 특징이다.

후면부는 평면에 가깝게 떨어뜨리고 트렁크 개구부를 좌우로 넓혔다. 스포일러 역할의 트렁크 리드 아래에도 창을 마련해 후방 시야확보에 힘썼다.

실내는 외관보다 명확한 컨셉트를 보여준다
. 계기판은 센터페시아 너머의 대시보드 중앙에 넓게 위치한다. 효율적인 운전을 게임화해 에코 저지, 에코 월렛 등의 그래픽 기능을 접목시킨 게 돋보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시 전방에 대한 시선 집중도를 높인다. 표시의 위치조절이 가능하다.

대시보드는 운전석으로 살짝 기울여 집중도를 높였다. 계기판, 센터페시아, 기어 패널로 이뤄진 요소들의 위치와 각도가 제각각이다. 센터페시아와 센터터널엔 검정색과 흰색의 고광택 소재를 썼다. 기아자동차 쏘울 EV, 닛산 리프 등의 친환경차에서 볼 수 있는 구성으로,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낸다.

스티어링 은 운전자가 기온에 따라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온도 변화를 억제하는 특수 소재를 썼다. 이로써 열선 등의 장치를 추가하지 않아 효율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다른 편의품목으로는 탑승자만 향하는 S-플로 공조 시스템과 무선 휴대폰 충전기 등을 갖췄다.

구형보다 55낮춘 운전자세는 마치 스포츠카와 비슷하다. 그 만큼 머리공간이 늘어났다. 저중심 설계 방침 가운데 하나로, 전면과 측면의 시야를 동시에 확보해 부담스럽진 않다. 뒷좌석 거주성도 뒤쪽이 급격히 낮아지는 패스트백치곤 여유로운 편이다.

트렁크는 소형화한 배터리를 뒷좌석으로 옮겨 용적이 502로 늘었다. 개폐범위가 생각보다 커서 짐을 싣고 내리기가 편하다.

성능

최고출력 98마력을 내는 1.8가솔린 엔진과 2개의 모터를 결합해 최고 122마력을 발휘한다. 각 동력장치가 작동할 때마다 발생할 수 있는 이질감은 없다.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핵심은 모터다. 각각 구동, 발전 역할을 맡는데, 덕분에 일반적인 주행중에도 배터리 충전이 가능해 효율을 높인다. 실제 엔진 시동을 최소화하고 배터리를 많이 사용할 경우 최대 40/이상의 평균 효율이 측정됐다. 동력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냈을 때도 효율은 15를 기록했다. 표시효율은 복합 21.9/, 도심 22.6/, 고속도로 21.0/.

토요타가 새 프리우스의 강점으로 꼽는 것 중 하나는 주행감 향상이다. 이를 위해 토요타는 차체 강성 60% 향상과 골격 개선 등의 쇄신을 이뤄냈다.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으로 주행안정성을 높인 점도 주효한다. 단단하면서 유연한 설정으로 노면 충격의 여운을 줄이고 제법 날랜 핸들링을 제공한다. 동력계 위치를 내려 무게중심을 낮춘 저중심 설계도 한 몫한다.

제동력은 예민할 정도의 초기 감속을 보인다
. 새 프리우스엔 답력을 배가시키는 브레이크 배력장치를 장착했다. 정숙성은 일반 하이브리드의 수준을 크게 웃돌지 않는다. 속도를 올릴수록 들려오는 거친 엔진음과 노면의 소음이 거슬리는 정도다.

총평

'선구자'란 의미의 차명을 지닌 만큼 신형 역시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이다. 주행감은 물론 효율, 상품성 향상이 두드러진다. 토요타가 프리우스를 통해 선보인 새 제품전략인 TNGA의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구매요소로 꼽히는 디자인은 개인저으로 아쉽다. 연료효율면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버금가는 괴력을 발휘하지만 생김새가 낯설다. 물론 소비자 반응에 대해선 좀더 지켜볼 일이다.

판매
가격은 표준형(E) 3,260만 원, 고급형(S) 3,890만 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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