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원재료 값 하락에 안정적 이익…B2B 식자재 시장서 대형사 지배력 강화 추세
올해 음식료업종은 안정적인 이익을 낼 전망이다. 이익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지난해에 비해 나빠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음식료업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곡물가격 하향 안정세가 환율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을 감안할 때 올해 2분기엔 실적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기저 효과가 기대된다. 식자재 유통시장은 상위 업체가 지배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외식시장에선 비용 경쟁력이 높은 프랜차이즈 비중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식품 원재료 가격 안정세

음식료업체들의 주요 곡물 관련 비용은 연초 환율 상승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전년 대비 부담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곡물 외에 돈육, 육계 등 주요 가공식품 원재료 가격은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부자재 가격도 하락해 음식료업체들의 원가 안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곡물가격이 올해 추세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은 낮다. 미국 달러화가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주요 신흥국 경기 전망이 밝지 않아 수요가 가격을 견인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식자재 상위 업체 지배력 강화

국내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시장은 약 40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6%다. 올해 상위 주요 8개 업체의 합산 매출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업체 합산 매출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3.4% 성장해 전체 시장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상위 업체 점유율은 2010년 7.7%에서 2015년 11.0%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5년간 상위 업체 합산 매출은 연평균 13.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2020년 합산 점유율은 17.0%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 업체의 점유율 확대는 △외식업 프랜차이즈 비중 확대에 따른 중소 식자재업체의 자연 도태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상위 업체 경쟁력 강화 △위생과 원산지 표기 등에 대한 소비자 수요 확산에 기인한다.

반면 국내 영세 외식업체의 경쟁은 심해지는 추세다. 우리나라 음식점 수는 약 65만개다. 인구 1000명당 음식점 수는 12.6개다. 미국의 1.9개, 일본의 4.9개 대비 현저히 높다. 연간 매출을 기준으로 사업자 수를 분류하면 연매출 5000만원 미만 영세 사업자 비중이 36.6%에 달한다.

영세 사업자 비중은 최근 4년간 점진적으로 상승해 경쟁 심화를 반영하고 있다. 외식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나타난 경쟁 심화는 영세 사업자의 경영 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고정비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인건비와 주요 원재료 가격은 각각 연평균 3.8%와 2.9% 상승했다. 반면 외식 판매가는 2.1% 상승에 그쳤다.

프랜차이즈 비용 경쟁력 높아

프랜차이즈업체는 원재료 조달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식재료 준비와 조리 시간을 단축시키는 장점이 있다. 센트럴 키친은 여러 품목의 제품을 균일한 맛으로 유지하면서 다량으로 생산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전 처리 식품 가공센터를 뜻한다. 새 메뉴 개발, 운영·관리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프랜차이즈의 평균 프라임 코스트가 자영업장 대비 2.1%포인트 낮은 배경이다. 인건비는 대동소이하지만 식재료비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비중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외식시장 규모는 약 83조원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4.7% 성장했다. 전체 점포 수는 65만개다. 이 중 프랜차이즈 점포는 약 9만개다. 프랜차이즈 점포는 지난 5년간 연평균 9.3% 증가했다. 2010년 14%에 불과했던 프랜차이즈 비중은 지난해 20%까지 상승했다.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영세 사업자의 퇴출이 가시화되면서 산업 구조조정은 심해지고 프랜차이즈 비중은 계속 증가할 공산이 크다. 주요 선진국의 프랜차이즈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심은주 <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yesej01@hana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