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보급된 미래 사회를 그린 영화 ‘아이 로봇’에는 고장난 로봇을 고치는 로봇 심리학자(robopsychologist)가 등장한다. 한종혜 고려대 심리학과 연구교수는 지난 19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세계 뇌 주간’ 강연에서 “이처럼 사람을 모방해 환경을 바라보고 상황을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인공지능 로봇 시대가 오면 사회지능과 창의성, 통찰력과 숙련된 솜씨가 직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올해 19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직업을 예상한 연구는 별로 없다. 그나마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가 내놓은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현재 직업의 35%가 컴퓨터나 로봇으로 대체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숙련된 감각과 기술이 필요한 홍보나 패션 디자인, 외과의사 같은 직업은 살아남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법원 서기, 텔레마케터, 접시닦이 등 컴퓨터가 할 수 있는 반복적인 업무는 위태롭다고 봤다. 한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자동화되고 반복적인 일은 사라지지만 위기관리, 레크리에이션, 사회복지 등 그간 주목받지 못한 직업이 뜰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책임과 신뢰가 필요한 일은 계속해서 사람 몫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교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생각을 곧장 실천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등의 성장 과정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