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고사성어 이야기] 세상 사람은 이름을 좋아하여 쉽게 속는다 - 동계집
▶조선 후기 문인 조구명(趙龜命)이 지은 ‘왜려설(倭驢說)’에 있는 글이에요. 대구에 사는 하징은 이웃집에서 왜소하고 다리까지 저는 말을 싸게 샀어요. 해를 넘기자 이 말은 다리도 절지 않았고 700리 서울 길을 나흘 만에 도착할 정도로 재주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며 물었어요. 하징은 농담으로 왜관에서 큰돈을 주고 산 ‘왜당나귀’라고 했어요. 이후 서울에 이르러서도 똑같이 말하자 사람들은 소문을 듣고 이 말을 서로 사려고 줄을 섰어요. 수십일이 지나도 그치지 않자 하징이 사실대로 말했어요. 사람들은 부끄러워한 뒤 아무도 이 말을 찾지 않았어요.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이름만 좇다 보면 그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해요.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정작 본인이 내린 평가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요. 이제는 이름을 들으면 그 실상 또한 그 이름에 맞는지 확인하세요. 그런 다음 그에 맞는 값을 치르세요.

▶ 한마디 속 한자 - 名(명) 이름, 공명, 이름나다

▷ 名色(명색): 1. 실속 없이 그럴듯하게 불리는 허울만 좋은 이름. 2. 어떤 부류에 붙여져 불리는 이름.

▷ 立身揚名(입신양명) :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떨침.

허시봉 < 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