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300억원 규모였던 요소수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경유차의 배출가스 기준이 유로6 수준으로 엄격해지면서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를 부착한 차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SCR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수 또한 사용이 늘어나는 형국이다.

국내 요소수 시장에선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롯데정밀화학의 '유록스'가 60~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SK네트웍스의 오터스와 KG케미칼의 녹스-K, 녹스원의 녹스닥터 등이 추격한다. 최근에는 몇몇 중소기업이 뛰어들면서 '요소수'로 검색되는 제품만 20~30개에 달한다.

경쟁이 점차 심화되자 선두기업인 롯데정밀화학은 최근 라디오 광고를 통해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자동차 이용자의 라디오 청취율이 높다는 점에서 "매연은 미워하되 디젤은 미워하지 말라~ 매연의 나쁜 물질은 분해하고 디젤차의 착한 성능은 더해준다"는 문구를 앞세워 '요소수=유록스'라는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요소수 '광고 문구'에 대한 지적이 쏟아진다. 요소수는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분해하는 역할이고, 매연(PM)은 입자상물질로 매연여과필터가 걸러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요소수가 매연을 잡는다는 식의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게 공학자들의 주장이다. 정확한 과학적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학자 입장에선 '잘못된 정보'로 생각하는 셈이다.

반면 해당 기업은 문구 자체가 '광고'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롯데정밀화학은 '단순히 광고를 위한 소비자 언어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은 요소수가 어디에 사용되는 제품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필요성을 이해시키고자 만들어 낸 개념"이라며 "깨끗한 환경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매연이란 쉬운 단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어 "과학적 부분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보다 효과적인 표현이 친환경적인 요소수의 쓰임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해당 내용은 심의 과정에서 문제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른바 '과학적 사실'을 기준하는 과학 언어와 '이해'를 우선하는 마케팅 언어가 충돌한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마케팅적 언어가 과학적 사실에서 벗어나는 것은 가급적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반면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하는 광고에선 의역이나 축약, 창작적인 표현이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게다가 이를 소비자가 쉽고 편안하게 받아들였다면 성공적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요소수' 광고의 사용자는 자동차 보유자라는 점에서 자동차 업계는 배출가스 정화물질의 쓰임새에 대해 명확한 사실을 알리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매연 잡는 요소수'가 아니라 '질소산화물을 분해하는 요소수' 의미를 보다 담아냈다면 좋았을 것이란 뜻이다. 요소수의 등장 자체를 이끌어 낸 배출가스 물질이 바로 질소산화물이기 때문이다.
[기자파일]'매연 잡는 요소수'는 맞는 말일까?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