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어느 뮤지션에게나 관심은 절실하다. 그리고 관심을 기대로 돌리는 것은 그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밴드 리플렉스는 기대의 무게를 아는 팀이었다. “전에는 그냥 관심을 받으려고 노력했다. 한 번의 눈길을 위해 한 번의 행동을 더 취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젠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기대를, 우리가 어떻게 충족시켜야 할 지 가장 고민스럽다.”(조규현)

리플렉스의 정규 1집 ‘렛츠 번(Let’s burn)’은 무관심을 관심으로, 관심을 기대로, 기대를 만족으로 바꾸기에 충분하다. 록과 소울을 오가는 독특한 색깔, 10년간의 우정에서 나온 네 명의 합(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리플렉스를 모르는 당신, ‘렛츠 번’을 듣는다면 이렇게 외칠지도 모른다. “이 팀을 왜 이제 발견했지?”

리플렉스
리플렉스
ABOUT 리플렉스 조규현(보컬, 기타), 홍석원(기타), 변형우(베이스), 신동연(드럼)으로 이뤄진 4인조 밴드. 로맨틱 레슬러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지난 2012년 현재의 팀명 리플렉스로 이름을 바꿨다. 정식 데뷔 후 매년 1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치며 팬덤을 쌓았고, 지난해 Mnet ‘슈퍼스타K7(이하 슈스케)’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ABOUT 렛츠 번 리플렉스의 첫 정규 음반. 이별, 꿈, 모티베이션, 유혹, 응원이란 주제를 소년과 어른의 시선으로 조명했다. 스테이지에서 완성한 6곡과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4곡을 비롯해, 인트로, 보너스 트랙까지 총 12곡이 수록됐다.

10. 리플렉스란 이름으로 정규 음반이 나오기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CD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소감이 어땠나.
조규현 : 정말 좋았고 정말 행복했다.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결과물로 탄생됐다는 게 무척 뿌듯했고, 또 자부심도 생겼다. CD를 보고 계속 ‘우와! 우와!’ 했다.

10. 제작 방식이 독특했다. 스테이지에서 6곡, 스튜디오에서 4곡을 완성시켰다고 했는데,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조규현 : 말 그대로 공연을 하면서 다듬어왔던 게 6곡이었고 나머지 4곡은 우리 생각만을 오롯이 담아 녹음했다. 둘 다 좋았다. 스테이지 녹음을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수정할 부분을 찾기도 했고, 반대로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에는 우리 네 명의 생각만을 담을 수 있었다.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기대도 되고.

10. ‘여기서 터지겠다’고 예상한 것과 실제 관객과의 반응이 일치하는 편이었나.
조규현 : 매번 그렇지는 않더라. ‘여기는 무조건 좋아할 거다’고 생각하면서 무대를 했는데 다른 부분에서 반응이 터질 때도 있었다. 덕분에 사람들 마음을 읽으려고 하기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걸 하자,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관객들의 반응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

10. 이별, 꿈, 모티베이션, 유혹, 응원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담았다. 각자 가장 좋아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홍석원 : 글쎄, 아무래도 다들 남자이다 보니 유혹이지 않을까?
조규현 : (단호하게)저는 꿈입니다. 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일동 폭소)
변형우 : 나는 두 개(꿈, 유혹) 빼고 다. 으하하.

10. 2~30대, 소위 ‘7포세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 같더라. 어떻게 접근했나.
조규현 : 20대를 거치면서 당시에 느꼈던 것을 담아내기도 했고 사람들 얘기도 많이 들었다. 방금 얘기한 ‘7포세대’라는 것도 처음엔 3포세대로 시작했잖아. 그런데 그게 4포세대, 5포, 6포가 되더니 7포까지 이르렀다. 나중에는 62포세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때론 윽박을 지르고 싶기도 했고, 때론 위로를 건네주고 싶기도 했다. 하나의 이야기를 두 가지로 조명한 경우가 많다. 20대 초반에 느꼈던 감정과 나이를 먹어가면서 알아가게 된 것들이 달랐던 것 같다.

10. 느끼는 바는 달라졌지만 과거의 생각을 부정하지는 않는가 보다.
조규현 :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가 있는 거니까. 어렸을 때 노래를 잘하고 싶어서 노력했던 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수도 있고, 좋은 노래를 쓰고 싶어서 했던 노력이 지금의 음반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때의 기억을 소중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10. 윽박을 지르고 싶은 마음은 당신의 치열했던 시간에서 비롯한 건가.
조규현 : 노력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화를 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화내고 싶었다. 주변에도 ‘어차피 안 될 거 뭐하러 시작하느냐’고 쉽게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게 싫었다. 사실 우리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밴드 하면 뭐 먹고 사냐’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계속 움직여서 돈을 벌고 있거든.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자기 상황을 비관하는 게 싫었다.

10.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에는 타의에 의해 무기력해지는 사람들도 많다. 좌절이 반복되다 보니까, 아예 시작할 엄두조차 안 나는 거지. 혹 그런 사람들을 위한 위로도 음반에 담겨있나.
조규현 : 맞다. 분명히 사회의 어떤 부분이 잘못되고 있다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말을 하기 쉬운 세상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 자체를 위로하고 싶기보다는, 그런 상황 안에서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모든 걸 걸고 노력했음에도 좌절해 쓰러져 있는 사람들 말이다.

홍석원(왼쪽) 변형우
홍석원(왼쪽) 변형우
10. 여러분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자 꿈이 되는 것은 역시나 음악인가?
조규현 : 그렇다. 음악, 그리고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

10. 혹 ‘슈스케’에 출연했던 게 ‘성공’에 다가가는 데에 도움이 됐나. 많은 미디어에서 리플렉스를 “‘슈스케’ 출신 밴드”라고 소개했는데, 그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나.
홍석원 : 도움이 안 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원래 있는 활동하는 신(scene)은 홍대 클럽을 포함해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였다. 단순히 “‘슈스케’ 출신”이라고 설명한다면, 우리로선 조금 아쉽긴 하다. 그렇게 보이는 게 싫다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의 모태는 라이브 무대였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

10. ‘슈스케’ 출연이 기존 팬들에겐 꽤나 큰 사건으로 다가갔을 것 같다. 배신감을 느끼는 팬들도 있을 것 같고.
조규현 : 우리 팬들이 이상하다. 우리를 어디 못 내보내서 안달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좋아하는 밴드가 방송에 나가면 ‘뺏긴 거 같다’ 혹은 ‘팀이 변질된 거 같다고’는 얘기를 하잖아. 그런데 우리 팬들은 ‘잘 하고 오지 그랬냐’ ‘옷을 왜 그렇게 입고 갔냐’라고 말한다. (변형우 :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그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런데 그냥… 뭐라고 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웃음)
변형우 : 좀 더 예쁜 말을 해주세요. 저희도 사람입니다. 하하.

10. 그래도 ‘상업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보다는 낫네.(웃음) 팬들과의 신뢰가 상당히 두터운 모양이다.
조규현 :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관계다. 사실 어떤 팀이 상업적으로 변하는 데에는, 밴드의 의지 말고 외적인 압박도 있을 거다. 그런데 지금 소속사는 우리 음악을 아예 건드리지 않는다.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떻겠니’ 정도의 조언도 하지 않는다.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작업할 수 있었다.
변형우 : 재킷 디자인이나 뮤직비디오 스토리도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10. 팬들의 믿음이 음반 작업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던가. 아니면 오히려 ‘믿음에 부응해야 한다’는 또 다른 부담을 낳았나.
조규현 : 전에는 그저 관심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기대를 채우는 게 더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얼마나 관심을 받고 있느냐 보다 어떻게 기대를 채우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음반을 더 많이 알리겠다는 생각보다는 실망을 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그게 더 힘들었다. 다들 준비도 열심히 했고. 결국 멋진 결과물이 나와서 만족스럽다.

10. 치열한 시간이었겠다. 더욱이 누군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나 혼자 해야 하는 일이니까, 외로웠을 것도 같고.
조규현 : 녹음을 하게 되면 부스에 혼자 들어가서 하는데, 그게 굉장히 외롭다. 공연을 할 때에는 늘 곁에 멤버들이 있었잖아. 녹음은 공연과 다르니까, 굉장히 힘들었다. 혼자 하는 것 보다는 같이 하는 게 낫다고 느꼈다.

10. 멤버들이 소중해지는 시간이었나.
조규현 : (민망해 하며)아, 멤버들이… 소중해지는…….
홍석원 : 우리가 그런 말을 못한다. 그냥 다들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보다 조금 나은 정도이다. 푸하하.
조규현 : 집에 있는 전자레인지보다 조금 더 쓸모 있는 정도?

10. 하하. 다시 음반 얘기로 돌아와서, 소년의 시선과 어른의 시선으로 주제를 조명한다고 했다. 여러분은 소년과 어른 중 어느 쪽에 가깝나.
조규현 : 나는 소년에 가깝고 싶다. 머릿속에는 어른 같은 생각이 계속 나는데, 그래도 꿈이나 희망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그냥 소년이고 싶어 하는 ‘으른’이다.
변형우 : 나도 소년에 가깝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 몸은 어른이어도 소년에 가까운 것 같다.
신동연 : 나는 뭐, 소년이어야 할 때는 소년이 되고 어른이어야 할 때는 어른이 된다. 카멜레온이다.(웃음)
홍석원 : 멤버들 모두, 나이를 먹는다는 게 창피할 정도로 아이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나이 값 좀 해라는 얘기를 할 정도로 소년 같은 부분이 많다. 사실 음악 하는 사람들이라면 소년 같은 모습을 어느 정도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또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10. 그런데 어른이라는 게, 세상에 찌든 사람을 의미하는 건 아니잖아. 여러분은 어떤 모습의 어른이 되고 싶나.
조규현 : 존경 받는 어른이 되고 싶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내가 존경했던 사람은 다 어른이었다. 내가 맥컬리 컬킨을 좋아했어도, 그를 존경하진 않았거든. 누군가 나중에 나를 보면서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규현을 보면서 노래를 시작했다는 얘기를, 누군가로부터 꼭 들었으면 좋겠다. (10. 인간적으로서는 어떤가?) 마찬가지다. ‘저 사람은 정말 엄청나게 좋은 사람이야. 그리고 그것들을 전부 노래로 녹여냈어’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변형우 : 같은 생각이다. 누군가 나처럼 베이스 치기를 원하고, 누군가는 나의 마인드를 좋아해서 따라가고 싶어 했으면 좋겠다.
홍석원 : 맞다. 모든 음악 하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당장에는 그것보다 더 작은 바람이 있다. 어머니에게 효도할 수 있는 아들이 되고 싶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의 기준인 거 같다.
신동연 : 나는 그냥 평범한, 특출하지도 않고 튀지도 않고 모나지도 않게 편안~하게 살다가 가고 싶다.(웃음) 편안하게, 평범하게. 요즘엔 평범하게 살기도 힘들잖아.

10. 한편으로는 어른이 되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들도 있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조규현 :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른이 돼서도 젊음을 놓치고 싶지 않다.
홍석원 : 아, 미안. 나 이미 놓쳤다.
조규현 : 형은 중학교 때 놓쳤어. 젊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잖아.(일동 폭소)
변형우 :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 못 누렸던 소년의 느낌을 지금 누리려고 하는 거다.
조규현 : 어떤 사람들은 ‘나이가 몇 살인데 조립식 장난감을 사냐’ ‘나이가 몇 살인데 게임기를 사냐’고도 한다. 그런데 어렸을 때는 그걸 내 돈으로 못 샀거든. 더 어른이 됐을 때에도 뭔가를 계속 갖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10. 지금 당장 가장 가지고 싶은 건 무엇인가.
조규현 : 새로 나온 게임이 있다.(웃음) 농담이고, 지금 가지고 싶은 건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다. (일동 야유) 우리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

조규현(왼쪽) 신동연
조규현(왼쪽) 신동연
10. 하하. 어느 순간 어른이 되진 않더라도, 스스로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 때가 있었을 것 같다.
조규현 : 나는 스물다섯 살을 기점으로 누군가의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를 이해하려고도 안 하고 조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그 때부터 조금 들렸다.

10. 남의 얘기를 듣게 됐다는 게, 음악을 할 때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인가?
조규현 : 아니. 음악을 할 때는 멤버들 얘기 밖에 안 듣는다. 들을 마음도 없고. 사실 ‘너희도 해외 밴드 같은 음악을 해봐. 잘 될 거야’라는 얘기를 정말 매일 듣는다. 그런데 그러면 그 팀과 비슷한 음악만 나온다. 또 다른 색을 보여줄 수 없는 거지.

10. 멤버들끼리만 작업을 하면 두렵지 않나? 사람들 반응을 짐작할 수 없잖아.
조규현 : 나는 음반이 나오는 순간 (내 몫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한다. 곡이 나오고 내가 부르고 나면 그 곡은 내 것이 아니다. 듣는 사람들이 판단하는 거지. 정답이 있는 건 아니잖아.

10. 그러면 혹시 팬들의 반응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나.
홍석원 : ‘국내에도 이런 음반을 내는 밴드가!’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10. ‘국내’라는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 건데, 해외 뮤직 마켓에 참가하는 밴드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국내 밴드 시장에 한계를 느끼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팀들이 많은데, 여러분은 어떤가.
조규현 : 눈은 지금도 돌릴 수 있다.(웃음) 가고 싶기도 하고, 기회가 된다면 가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해외가 큰 무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해외에 다녀와서 홍대 신이 작지 않은 무대라는 걸 증명하고 싶기도 하다. 이 신을 축소시키고 무시하고 싶어 하는 듯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 무대는 결코 작지 않은, 무시 받을 만한 곳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10. 예전에 한 밴드 인터뷰를 할 때에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꽤 유명한 밴드였는데도, 친구들로부터 ‘돈은 어떻게 버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하더라.
조규현 : 우리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그런데 내가 받는 저작권료만 해도… 꽤 괜찮다.(웃음) 다만 이 문화 전반에 대한 걱정을 좀 더 해왔으면 좋겠다. 먹이사슬에서 플랑크톤이 사라지면 그 생태계는 죽어버릴 지도 모른다. 홍대 신 역시 플랑크톤과 비슷하다. 여긴 연주를 하는 사람이 직접 곡을 쓰잖아. 만약 홍대 신을 포기해 버린다면, 국내 음악 시장이 발전 속도는 현저히 느려질 것이다.

10. 미디어 노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비주류였던 힙합도 Mnet ‘쇼미더머니’를 계기로 인기가 치솟았다. 밴드 음악이 미디어에 많이 소개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나.
홍석원 : 당연히 있다. 밴드들 가운데에서도 독특하고 매력적인 음악을 하는 팀이 굉장히 많다. 그게 많이 노출이 되면 또 다른 시장이 열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규현 : 사실 TV에 밴드가 나오는 모습을 보면 아쉬울 때도 있다. 홍대 신에는 굉장히 대중적인 팀들도 많거든. 그런데 TV에 비춰지는 모습은 그렇지 않더라. 더 웃기고 더 괴상하고 더 가난한 이미지를 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 똑똑한 사람들 되게 많거든. 이 형(홍석원), 고려대 출신이다. TV에 돈 많이 버는 밴드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홍석원 : 그렇다고 해서 ‘우린 TV에 안 나오니까 사람들은 우리를 몰라’라는, 일종의 피해의식을 갖고 있진 않다. 그냥 이 신에도 좋은 음악이 많으니 좀 더 조명이 된다면 좋지 않을까 싶은 정도이다. TV에 못나가서 안달복달하는 이미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리플렉스
리플렉스


10. 이 음반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싶다거나, 연주 스킬을 늘리고 싶다거나.
조규현 : 개인적으로는 ‘보컬이 많이 늘었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이 팀을 왜 이제 발견했지?’라는 얘기도. 우릴 알고 있는 사람들 중 다수가 아마 TV에 나온 모습대로 기억하고 있을 거다. 그런데 우리를 좀 더 다르게, 편견 없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리고…이 음반이 21세기 명반 중에 한 장으로 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10. 다른 멤버들은 어떤가.
변형우 : (심각하게)음… 21세기 명반으로 꼽혔으면 좋겠다. (조규현 : 아니, 남의 말을 왜 이렇게 주워 먹어?!) 그리고 TV 속에 나오는 모습이 우리의 전부가 아니니까… 으하하. 나도 같은 생각이다.
홍석원 : 사실 나는 기타를 칠 때부터 정규 음반을 꼭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음반 자체가 내게는 꿈이었던 거다. 어떻게 보면 내 꿈을 벌써 이룬 건데, 사람들에게 좀 더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신동연 : 일확천금은 못 얻겠지만 더 유명해지고 싶다. 누구나 그렇지 않겠나.(웃음)

10. 다음 음반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조규현 : 음반 카피로 ‘왕의 귀환’ 말을 꼭 쓰고 싶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록 스타들이 덜 겸손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그 스타트를 끊고 싶다. 겸손하지 않아도 잘 되는 팀. 물론, 나는 태생적으로 겸손한 사람이라 절대 거만해질 수 없겠지만.(일동 폭소)

10. 최종적인 꿈은 무엇인가.
조규현 : 나는 항상 최고를 꿈꿨다. 왕으로 살고 싶다. 만약 내가 사업을 한다면 죽기 1초 전까지 기획안에 사인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이다. 그래서 계속 열심히 살고, 계속 내 생각이 담긴 음악을 만들 생각이다. 사실 굉장히 큰 꿈이지. 그런데 내가 정말 겸.손.해서! 그게 문제다. 왕은 겸손하면 안 되는데. 푸하하.
신동연 : 리플렉스가 유명해지는 게 최종 목표이다. 그 목표를 좇다 보면 부와 명예는 찾아오겠지.(웃음)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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