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왜 달리고 깨져야만 하나.영화 `글로리데이`는 스무 살, 갓 청춘이 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선 네 명의 청춘은 지독한 현실 앞에서 무기력할 뿐이다. 영화 속 청춘은 그래서 `글로리(Glory)`와는 거리가 멀다. "스무 살이 되면 영광의 날이 펼쳐지고 꿈꾸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상황을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던 최정열 감독의 의도와 맞아 떨어진다.극에는 네 명의 청춘이 등장한다. 용비(지수)는 입대를 앞둔 상우(김준면)와의 추억을 쌓기 위해 친구들을 하나씩 모은다. 이에 지공(류준열)과 두만(김희찬)도 합세한다. `형제 카센타`라는 문구가 덕지덕지 붙은 차에서 이들의 여행은 꽤나 즐겁게 시작된다.사건은 단순하게 시작된다. 우연히 여자를 폭행하는 남자를 보게 되고, 용비는 그 싸움에 끼어든다. 세 명의 아이들도 가세한다. 그러나 사건은 예기치 못하게 흘러가게 되고, 졸지에 아이들은 가해자가 되어버린다. 아이들은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아이들을 둘러싼 모든 어른들이 제 할 말만 하기 급급하다.스무 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아이들은 줄곧 `아이`의 포지션에 있다. 공권력에 무너지고, 부모님에 휘둘린다. 영화는 청춘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줄곧 보여준다. 희망도 없고 정의도 없는 흐름 속에서 실낱 같은 희망을 찾고 싶어진다. 희망이 없는 영화를 통해 희망에 대한 욕망을 찾게된다는 것은 꽤 아이러니하다.청춘물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성장`이라는 키워드다. `글로리데이`에서도 아이들은 성장한다. 그러나 지독하게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피로감을 불러온다. 아이들은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점차 어른들을 닮아간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고, 책임을 미루고, 회피하며 살길을 찾을 궁리에 빠진다. 아이들의 심리 변화와 함께 `나였으면?`이라는 가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답답하고 피곤하지만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의미가 있다. 여기에 배우들은 단순한 듯 복잡한 성장의 과정을 세심하게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그래서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에도 지루하지 않다. 특히 용비 역의 지수는 신예 배우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깊은 눈빛과 묵직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이끌어 간다. 용비는 인물 중 가장 마지막까지 관객에게 희망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여기에 류준열과 김희찬, 김준면도 빼놓을 수 없다. 류준열과 김희찬은 극중 가장 나약한 인물이자, 현실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김희찬은 넷 중 가장 나약한 두만 역을 소화했다. 어쩌면 가장 평범한 인물이었을 두만을 살린 것은 바로 김희찬이었다. 김희찬의 불안한 눈빛이 어느 순간 공허해지는 시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지공 역의 류준열은 앞서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준 캐릭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점차 안정적인 반열에 오르고 있음을 증명했다.마지막으로 `글로리데이`를 통해 스크린에 출사표를 던진 김준면은 적은 분량이지만 제 역할을 말끔히 소화해냈다. 엑소의 멤버이기도 한 그는 `아이돌의 연기 도전`이 불러오는 편견을 한 꺼풀 걷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사회 당시 "적은 분량이지만 배우 김준면으로서는 만족한다"던 김준면의 발언은 배우 김준면의 행보를 더욱 기대케 하는 지점이었다.`글로리데이`의 시작과 끝은 네 명의 청춘이 달리는 모습으로 완성된다. 시작은 찬란했고, 끝은 처연했다. 망가지고 깨지면서도 달려야만 하는, 그렇게 `어떻게든` 성장하게 되는 청춘의 단면을 생각하게 만든다. 청춘(靑春)이 온전히 봄일 수 없었던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는 한 번쯤 필요하다. 애써 피해왔던 현실의 비틀린 이면을, 그 속에 담긴 지극히 현실적인 청춘의 나약함을 통해 다시 한 번 `진짜 희망`을 찾고 싶어질 것이다. (사진=필라멘트픽쳐스)블루뉴스 김민서기자 ming@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이세돌 알파고 5국 끝나자, 허사비스 "이세돌 뛰어난 기사"ㆍ식스밤, 핫팬츠로 섹시미 물씬...경운기 댄스 ‘시선 강탈’ㆍJYP 쯔위 `의상논란 휘청`...쯔위 괴롭히기 언제까지?ㆍYG 김희애와 전속계약, "이런 40대 몸매 처음이야" 놀라워라ㆍ방탄소년단 RUN `대박`..."일본에서 이런 인기 처음이야"ⓒ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