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2018년 시판
안전성 시험만 진행하면 돼…임상3상 1년 정도로 단축 가능

SK 미래동력 '바이오사업'
수면장애·급성발작 치료제 연구, 최태원 회장 장기투자 지원
해외업체 M&A 등 잰걸음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신약(YKP3089)은 상용화되면 미국에서만 연간 매출 1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50%를 웃도는 초대형 신약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이 신약에 대해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시판은 2018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SK는 이 신약에 대해 국내 최초로 국제 마케팅까지 자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K 뇌전증 치료제 신약승인 획득 눈앞…미국서 연 매출 1조원 기대

◆“판매 승인 가능성 높아”

FDA가 YKP3089에 대해 임상시험 3상에서 안전성 시험만 진행하도록 결정한 것은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의 약효가 탁월하다고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FDA는 뇌전증, 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등 중증 질환을 대상으로 뛰어난 효능을 보이는 신약에 대해서는 임상시험 2상 결과를 3상에서도 그대로 인정해주고 있다. 국내 뇌전증 분야 전문가로 YKP3089 임상에 참여한 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금까지 임상 2상에서 YKP3089와 같이 뛰어난 약효를 보인 신약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판매 승인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는 게 제약업계의 관측이다.

뇌전증 치료에 쓰이고 있는 의약품은 벨기에 UCB의 빔팻, 케프라, 브리비액트, 일본 에자이의 파이콤파 등이다. SK의 뇌전증 신약은 기존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난치성 환자에게 처방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뇌전증 환자는 5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뇌전증 환자 가운데 난치성 환자는 30%나 된다.

안전성 시험만 진행하게 됨에 따라 SK의 뇌전증 신약이 시장에 비교적 빨리 출시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임상시험 3상에서는 통상 1000~5000명가량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의 약효와 안전성을 시험한다. 기간도 3년 이상 걸린다.

SK는 약 1년 동안 3상을 진행해 내년께 FDA에 신약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제약업계에선 임상시험 3상에 드는 비용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데 비용만 1500억원에서 5000억원이 들어간다”며 “이 신약은 안전성만 시험하기 때문에 비용을 절반 이상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속도 내는 SK 바이오사업

SK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5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시험 승인을 FDA로부터 받았다. 수면장애 신약(SKL-N05)은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고, 급성발작 신약(PLUMIAZ)은 FDA에 신약 승인 신청을 마쳤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바이오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힘을 싣고 있다. SK(주)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의약품을 생산하는 손자회사 SK바이오텍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SK바이오팜의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이번 결정으로 SK(주)의 자회사로 조만간 격상된다.

SK바이오텍을 지주사인 SK(주)의 자회사로 편입한 이유에 대해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등기이사인 SK(주)가 의약품사업을 직접 지휘하겠다는 의미”라며 “바이오·제약산업은 SK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장기간 투자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에너지·화학(SK이노베이션) 통신(SK텔레콤) 반도체(SK하이닉스)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올릴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 안팎에선 이들 3대 사업 이외에 다른 사업을 추가로 육성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SK(주)는 SK바이오팜 등의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바이오업체를 인수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M&A 비용으로 수천억원에서 조(兆) 단위 금액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종현/조미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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