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가 방송 프로그램 편성을 놓고 한창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때아닌 '이세돌 특수' 때문이다. <한경DB>

홈쇼핑 업계가 방송 프로그램 편성을 놓고 한창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때아닌 '이세돌 특수' 때문이다. <한경DB>

홈쇼핑 업계가 방송 프로그램 편성을 놓고 수 싸움이 한창이다. 때아닌 '이세돌 특수' 때문이다.

3월 중순은 시청자들이 봄 나들이를 시작하는 때로 통상 홈쇼핑 업계의 비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9일부터 시작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 간 세기의 대국으로 시청률이 반짝 오르면서 남성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업체들 간 눈치싸움에 불꽃이 튀고 있다.

홈쇼핑 업계 1위(취급고 기준) 업체인 GS샵(GS홈쇼핑)은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벌어졌던 시간을 전후로 남성 상품과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건강식품, 렌털, 여행 상품 등을 주력 편성했다.

특히 이 9단이 첫승을 확정지었던 전날 오후 5시40분부터 방송했던 여행패키지 상품은 당초 목표보다 50%나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른바 '재핑효과(채널을 돌리다보면 중간에 있는 채널의 시청률도 높아지는 효과)'가 톡톡히 나타났던 셈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KBS 1TV가 오후 1시20분부터 오후 5시50분까지 방송한 '인공지능의 도전 특별대국 이세돌 대 알파고'는 전국 10.0%, 수도권 9.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평소 대비 최고 4배 가량 오른 수치다.

이번 세기의 대국은 지난 9일, 10일, 12일, 13일 모두 오후 1~5시 사이에 진행됐다. 보통 이 시간대는 주부들이 오전 일과를 마치고 관심 상품을 쇼핑하는 때로 30~50대 여성들을 위한 의류, 식품, 화장품 등이 주로 편성된다.

실제 GS샵의 경우 이번 대국이 벌어지기 직전 주 같은 시간 대에 김치(식품), 베비언스(분유), 여성 속옷(의류), 여성 기초 화장품(이미용), 화장지세트(생활) 등을 편성했다.

다른 홈쇼핑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홈쇼핑은 3국과 4국이 벌어졌던 지난 11~12 오후 1~5시 사이에 남성 플래티늄 드로즈(남성 속옷), 승마운동 기구(렌탈), 남성 맨투맨 티셔츠(남성 의류), 운전자 보험(보험), 다이슨 모터헤드(생활가전) 등을 집중 편성했다.

최장훈 GS샵 편성전략팀 과장은 "통상 3월은 봄 나들이객 증가로 시청률이 낮아지는 시기지만 이9단이 첫승을 거두는 순간에는 시청률이 반짝 오르며 홈쇼핑 매출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세돌 특수' 덕에 그동안 맞춤 편성에 나서지 않았던 업체들도 마지막 남은 5국 시간대를 잘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CJ오쇼핑(105,000 -1.87%)은 오는 15일 대국이 벌어지기 전인 오전 11시30분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정화기(생활가전), 차량용 카비타(생활가전), 가구 세트 등을 편성했다. CJ오쇼핑은 원래 이 시간대에 여성 의류와 화장품을 편성했다.

NS홈쇼핑도 대국 방송 전후로 관절팔팔(영양식품), 유기농 양배추 진액(영양식품) 등 남성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제품의 편성을 확정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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