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공청회 앞두고 사장단 회의…롯데 "몇달만에 말 뒤집기" 반발

신규 면세점 사장단이 시내면세점 추가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를 앞두고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회의를 열고 "신규 면세점들이 오픈하고 1년 정도는 지켜보고 나서 시장이 커지면 또 다른 신규 업체 진입이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주)두산 부사장이 참석했다.

권희석 대표는 "신규 면세점이 세팅하는 걸 봐줘야 하는데 계속 신규 면세점을 늘리면 물건 못 채우는 면세점들이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해 병행수입을 하거나 중국처럼 짝퉁이 섞일 수도 있다"며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전체적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계 여행사들에 수수료를 26%까지 주고 있다"며 "국제적인 수수료 14%의 2배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신규 업체들은 브랜드 유치 어려움과 인력난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황용득 사장은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이 투자했다는 돈이 4천억 원이고 고용된 인력은 2천200명인데 신규 면세점의 신규 투자비는 1조700억 원, 고용인력은 1만4천200명이다"며 "신규 면세점의 손해가 더 큰데도 탈락 면세점의 얘기만 부각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지역상생, 중소기업 상생을 내걸고 특허를 획득했고 신규 면세점에는 2014년 이전 면세점보다 입점한 중소기업이 훨씬 많다"며 "우리 면세점이 잘못되면 중소기업도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이천우 부사장은 "현재 전문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상태다"며 "전문 인력은 탈락한 면세점에서 와야 하는데 아직 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영목 사장은 "인력을 뽑아 2∼3개월 교육해야 하는 신규 업체들의 불투명성이 커졌다"며 "탈락한 업체들의 직원들이 직장 잃었다고 하는데 면세점 업체수와 면적이 둘 다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창훈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오픈하는 것 보고 1년을 지켜본 뒤 장사가 잘 되고 시장이 커지면 선의의 경쟁 위해 신규 업체가 입점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줄어드는데 면세점은 늘어난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16일 공청회를 열고 정부는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현행보다 최대 20배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요건 완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가 완화될 경우 롯데 월드타워점이 기사회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 대해 "신규 면세점들이 특허 받을때 면세점이 경쟁체제가 돼야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지금 또 다른 신규 면세점의 진입에 반대하면서 불과 몇개월만에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금액의 경우도 롯데월드에서 월드타워로 이전하는 비용만 4천억원이었고 롯데월드점이 운영된 28년동안의 투자금액으로 따지면 2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면세점들은 매출이 각각 1조원, 6천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며 "커피전문점을 열어도 6개월은 적자를 보는데 면세점처럼 초기 투자비용이 많은 업태가 2∼3개월도 못 견디겠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