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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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긴 시간이었다. 첫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까지, 그룹 위너는 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2013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윈 : 후즈 넥스트(Win : Who`s Next)’를 시작으로 데뷔 음반 ‘S/S’, 최근 발매된 ‘엑시트 : E(EXIT : E)’까지, 위너는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정진했다. 그 치열함의 결실을 이번 콘서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위너의 데뷔 첫 단독 콘서트 ‘위너 엑시트 투어 인 서울(Winner EXIT Tour In Seoul)’이 열렸다. 12일과 13일 양일간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서는 위너가 선보인 히트곡은 물론, 멤버별 유닛 무대, 미발표 신곡 무대 등 위너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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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 업(GO UP)’ ‘척’으로 포문을 연 위너는 “우리가 이 자리에서 팬 이벤트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드디어 똑같은 자리에서 우리의 이름으로 된 단독콘서트를 열게 됐다. 감회가 새롭다. 여러분의 모습을 다시 보니 무척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공허해’와 ‘센치해’, ‘이 밤’을 연달아 부르며 위너만의 감성과 끼를 폭발시켰다.

무대에 대한 갈증은 팬들에게도 컸다. 위너가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커다란 응원 구호와 ‘떼창’이 터져 나왔다. 멤버들이 “뒷 분들 얼굴이 잘 안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며 돌출 무대로 향하자, 관객들 모두 자동 기립하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푸른 야광봉이 거대한 공연장을 수놓았고, 송민호는 “우주 같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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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의 솔로 무대와 유닛 무대는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먼저 송민호와 이승훈은 ‘오키도키’, ‘굿 보이(Good boy)’로 특별한 합동 무대를 선보였다. 강승윤은 ‘와일드&영(WILD&YOUNG)’으로 시원한 가창력을 뽐냈으며, 김진우는 ‘삐딱하게’를 부르며 신나게 무대를 누볐다. 남태현은 ‘좋더라’를 통해 애절한 감성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유쾌함은 위너의 또 다른 무기였다. 멤버들은 아프로 헤어와 복고풍 의상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해 싸이의 ‘나팔바지’ 커버 무대를 선사했다. 또 드라마 ‘응답하라 1988’ 패러디 영상을 통해 거침없는 몸 개그와 성대모사를 선보이며 객석을 뒤집어 놓았다. 멤버들은 현장을 찾은 양현석 대표를 향해 “아이고~ 양 사장! 반갑구먼, 반가워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또 한 번 폭소를 안겼다.

신곡 공개와 함께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강승윤은 “다음 음반 ‘엑시트 : X(EXIT : X)’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다. 아직 편곡도 끝나지 않은 미완성곡이지만 여러분들에게 선물해드리고 싶었다”면서 신곡 ‘라 라 (LA LA)’를 깜짝 발표했다. 팬들은 금세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위너와 함께 호흡했다. ‘철없어’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을 끝으로 공연은 막을 내렸고, ‘끼부리지 마’ ‘센치해’ ‘저스트 어나더 보이(Just Another Boy)’를 앙코르곡으로 선보이며 마지막 에너지를 불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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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분,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간의 갈증을 채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었다. 김진우는 “여러분을 많이 만나지 못했던 게 아쉬웠는데, 그 외로움이 많이 채워졌다. 앞으로도 많이 활동할 테니 끝까지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남태현은 “이렇게 예쁜 모습 계속 보려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 열심히 진정성 있는 노래 꾸준히 들려드리는 그룹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며, 송민호는 “여러분들에게서 에너지를 다시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늘 밝은 모습으로 웃음을 안기던 이승훈도 공연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진지한 얼굴로 변했다. 그는 “공백기동안 곡 작업도 하고 개인 활동도 했지만, 언제 컴백할지 모른다는 사실에 힘들고 위축됐다. 그 때마다 여러분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상상하며 견딜 수 있었다. 이번 공연에 우리의 지난 시간이 모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강승윤 또한 “힘들고 고된 시간도 있었지만, 우리 노래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이 순간을 위해서 열심히 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쭉 걸어가는 게 내 새로운 꿈이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콘서트는 그간의 갈증을 해소하는 자리이자, 위너 콘서트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자리였다. 무대의 단 맛을 알게 된 위너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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