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제도가 또 개편된다고 한다. 정부는 개선방안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이달 말에 내놓기로 하고 오는 16일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면세점 특허기간을 다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이 탈락한 기존 사업자의 재진입만은 절대 안 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면세점 제도가 한번 잘못 꼬이는 바람에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면세점은 한국이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효자 산업이다. 2010년 4조500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9조8000억원에 달해 5년 만에 두 배 이상 커진 성장 산업이기도 하다. 중국과 일본 등은 대규모 투자를 하며 따라오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국회에서 면세점 제도를 후퇴시키는 바람에 위기를 자초했다. 2012년 통과된 관세법 개정안에 따라 당초 10년이던 면세점 특허가 5년으로 단축되면서 작년 11월 새 사업자를 선정했고, 이 통에 롯데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점이 탈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시설투자 등을 송두리째 날리게 됐고 2200여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었다. 어렵기는 신규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5년짜리 영업권으로는 세계적 명품업체들과 입점 협상 자체가 안 된다. 여기다 정부가 또 특혜 시비를 이유로 매출 대비 0.05% 수준인 수수료율을 10~20배 인상할 방침이어서 수지를 맞출 수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면세점 제도가 뒤죽박죽이 된 탓에 세계 1등인 면세점산업이 파괴되고 말았다. 한국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중국은 하이난섬에 세계 최대 면세점을 개점한 데 이어 베이징과 상하이에도 초대형 면세점을 연다. 일본도 1월 미쓰코시이세탄이 도쿄 긴자에 초대형 시내면세점을 개장했고, 롯데도 이달 같은 곳에 개점을 앞두고 있다. 후발 주자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면세점을 키우려면 탈락한 업체들에는 다시 면허를 주고, 신규 사업자에는 기간을 연장해줘야 하지만 이래도 저래도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정부가 ‘규제의 칼’을 내려놓지 않는 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면세점을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로 전면 개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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