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에 승부건 르노삼성…'박동훈 매직'이 시작된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64·사진)이 다음달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또다시 ‘판매·마케팅의 마술’을 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사장 내정자는 자동차업계에서 알아주는 판매·마케팅의 대가다.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외조카인 그는 1989년 한진건설에서 볼보 사업부장을 맡으면서 자동차와 인연을 맺었다.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으로 발탁된 뒤 수입차 바람을 이끌었다. ‘한국에선 어렵다’던 해치백 스타일의 골프를 들여와 열풍이 일게 하기도 했다. 2013년 9월 르노삼성의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를 히트시켰다.

2000년 르노삼성이 설립된 이후 첫 한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그는 SM6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박 사장 내정자는 “SM6에 르노삼성의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했다. SM6는 모그룹인 르노가 개발한 탈리스만을 한국형으로 개선해 이달 초 내놓은 신차다. 준대형차인 SM7과 중형차인 SM5의 중간급이지만 중형차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는 “올해 SM6를 5만대 판매하고 다른 차와 함께 총 10만대 이상 판매 실적을 올려 국내 3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르노삼성은 전국 190여개 지점에 최소 1대 이상의 SM6 고객 시승차량을 배치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요 거점에만 시승차를 배치하던 이전과는 다르다. “SM6가 전략 차종인 만큼 사활을 걸라”는 박 사장 내정자의 주문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전국 주요 도시와 관광지를 그룹으로 주행하는 로드쇼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말엔 6일간 총 18대의 SM6를 3개 조로 나눠 인천 송도, 부산 해운대, 경주, 대구, 강릉 등 20개 이상 지역을 주행하며 입소문을 냈다. 로드쇼가 진행되는 동안 ‘SM6와 함께하는 전국 여행’을 포토 갤러리 화보로 촬영해 회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전했다.

박 사장 내정자의 승부수는 지금까지 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사전계약에서만 1만1000대가 팔렸다. 전국 전시장에서 SM6 상담을 받은 소비자도 1월엔 하루 평균 200명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500명, 이달엔 1000명으로 늘었다.

이달 들어 판매도 2000대 이상 이뤄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박 사장 내정자가 출시 3개월 만에 2만대 판매 목표를 내세웠는데 무난히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