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진격하는 신한카드, 이번엔 미얀마로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사장 위성호·사진)가 국내 카드사 최초로 미얀마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진출이다. 국내 시장의 카드사업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신한카드뿐 아니라 KB국민카드, 비씨카드, 우리카드 등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10일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 하반기 미얀마 양곤에 신규 법인을 설립, 현지에서 소액대출 및 할부·리스금융 사업에 나서기로 하고 지난달 말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 오는 6월까지 현지법인 설립 및 금융감독원 자회사 편입신고를 마친 뒤 하반기 미얀마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크로파이낸스 라이선스를 받아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미얀마 전체 인구의 5% 정도만 제도권 대출서비스를 이용하고 대부분은 고금리 대부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소액대출 사업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연평균 8%대 경제성장률에다 인구가 5500만명에 달해 금융 분야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미얀마에 진출한 신한은행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신한은행은 2013년 4월 현지 사무소를 열었고 최근 미얀마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받았다. 신한카드는 미얀마 법인의 성과를 지켜본 뒤 종합금융사로 키우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해외로 진격하는 신한카드, 이번엔 미얀마로
신한카드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12월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위성호 사장은 “해외 시장 진출은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20년 뒤를 내다보고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미얀마뿐만 아니라 다른 동남아 국가로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KB국민·비씨카드 등 다른 카드사도 속속 해외사업에 나서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한 국내 시장의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진출 대상국은 아직 소매금융이 덜 발달한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다.

우리카드는 작년 12월 조직개편과 함께 해외사업팀을 신설하고 올해 미얀마 진출을 위해 현지 사업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또 작년 말부터 베트남에 직원을 파견, 신용카드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KB금융지주 계열사인 KB캐피탈과 함께 올 하반기 라오스에서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뒤 카드업으로 법인 영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씨카드도 지난 1월 인도네시아에서 신용카드 매입·승인 업무를 담당할 합작법인 ‘미트라 트란작시 인도네시아’를 설립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해외로 눈을 돌리는 카드사와 캐피털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