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가 모두 그렇겠지만 이혼의 경우, 정말 다양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당연히 이를 바라보는 잣대나 시각도 시대에 따라 다른 듯 하다.15년전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살림까지 차린 남편에게 법원이 별거 기간 혼인 실체가 사라졌다며 이혼을 허용했다.지난해 9월 대법원이 이혼 판결의 유책주의(有責主義)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예외를 폭넓게 명시한 이래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하는 하급심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서울고법 가사2부(이은애 부장판사)는 혼외 여성과 두 아이를 낳은 A씨가 장기간 별거한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 소송에서 이혼을 허가하고 A씨가 위자료 8천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A씨는 1983년 B씨와 결혼해 자녀 둘을 낳고 18년간 부부로 함께 살았으나 2001년 일하다 알게 된 여성과 사귀면서 집을 나가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A씨는 2006년 B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으나, 외도를 한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 항소했으나 역시 기각돼 2008년 이 판결이 확정됐다.지금부터 8년전 우리 사회의 잣대는 그러했던 것이다.5년의 시간이 흐른 2013년 A씨는 다시 이혼 소송을 냈다.두 자녀는 모두 성년이 됐고 한 자녀는 결혼도 했으나 B씨는 여전히 이혼을 원하지 않았다.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이번엔 달라 1심과 2심 모두 이혼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린 것.재판부는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거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배우자 및 자녀 보호와 배려가 이뤄졌을 때, 세월의 경과에 따라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해 쌍방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가 된 때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어 "원고와 피고의 혼인생활은 약 15년의 별거로 인해 실체가 완전히 해소되고 각자 독립적인 생활관계를 갖기에 이르렀고, 원고는 별거 기간 피고와 자녀에게 생활비, 양육비, 결혼비용 등으로 총 10억원 정도를 지속해서 지급하는 등 경제적 부양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별거 기간 A씨가 상당한 돈을 B씨와 자녀들에게 이미 지급했다는 점을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은 A씨 80％, B씨 20％로 정했다.하기는 이혼후 약정했던 자녀양육비등을 능력이 있음에도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요즘 세태에 미루어 보면 이 경우는 아주 점잖은 편으로 보여진다.양승현기자 yanghasa@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하정우 그림 ‘킵 사일러스’, 경매서 1400만원 낙찰…중견화가 레벨ㆍ샤라포바, “어쩌다 이런 일이?” 리우 올림픽 출전 ‘불투명’ㆍ마타하리 옥주현, 과거 ‘걸그룹 시절’ 모습 “충격이야”ㆍ보스턴테러 여성 생존자, 두바이서 페라리 사고로 사망ㆍ카타르 도하 고속도로에 호랑이 출현…목줄 차고 어슬렁 `황당사건`ⓒ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