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한미약품 녹십자 등 6개 대형 제약사가 이미 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휴온스 일동제약 등 중견 제약사도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휴온스가 국내 제약사로는 일곱 번째로 지주사로 전환한다. 일동제약도 연내를 목표로 지주사 체제로 가기 위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7월 녹십자가 보유하던 지분 29.36% 전량을 1309억원에 매입한 직후부터 지주사로 지배체제를 바꾸기 위해 내부작업을 해왔다. 최대주주인 윤원형 회장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60%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린 뒤 ‘지주사 전환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일동제약은 2014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지주사 전환을 시도했으나 당시 2대 주주인 녹십자의 반대로 무산됐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3월 정기주총에는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겠지만 하반기께 임시주총을 열어 지주사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제약업체가 지주사 전환에 적극적인 것은 경영권 안정과 계열사 수직계열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5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이 많은 제약업계 속성상 2~3세로 이어지는 상속 과정에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져 경영권을 위협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옛 동아제약은 2013년 3월 동아쏘시오홀딩스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강정석 대표 지분율을 5%대에서 12%대로 높였다.

휴온스는 최대주주 윤성태 부회장의 지분율이 24.59%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수직계열화를 위해 지주사로 전환하는 사례다. 휴온스는 오는 25일 정기주총에서 지주사 전환 안건을 의결해 5월부터 지주사 휴온스글로벌과 사업 자회사인 휴온스 휴메딕스 휴베나 휴니즈 등 4개 자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모기업 역할을 했던 휴온스는 분할 후 의약품 제조와 판매에 집중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