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피리부는 사나이
피리부는 사나이
tvN ‘피리부는 사나이‘ 1회 2016년 3월 7일 월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잘 나가는 프리랜서 협상가 주성찬(신하균)은 필리핀 인질 사건을 해결하면서 국내 굴지 기업의 총애와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다. 주성찬의 기세는 등등해지고, 콧대는 하늘을 찌른다. 특공대 소속 여명하(조윤희)는 존경하는 삼촌 오정학(성동일) 팀장을 따라 위기협상팀에 지원한다. 삼촌과 한팀이 된 후, 처음 출동한 협상 현장. 그곳엔 주성찬에게 원한을 가진 테러범이 있었다. 테러범이 주성찬의 애인(김민서)을 인질로 잡은 그때, 주성찬은 처음으로 정체불명의 ‘피리부는 사나이’와 통화를 하게 된다.

리뷰
“그 사과, ‘진심’입니까?”
윤희상(유준상)은 필리핀 인질 사건 해결 후 기세등등한 주성찬에게 돌직구를 날린다. 희상의 묵직한 한 마디에 성찬은 정곡에 찔린 듯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1분 남짓한 이 장면은 ‘피리부는 사나이’의 전체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장면은 드라마를 이끌 주제와 핵심을 담고 있었으며 앞으로 수많은 사건의 서막을 예고했다. 키워드는 ‘진심’이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이 장면을 통해 협상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진심’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지금의 주성찬에겐 ‘진심’이 없다. 비어있는 ‘진심’ 덕분에 주성찬은 ‘인과응보’를 겪게 된다. 언론에 보인 주성찬의 모습은 오만하고 거만하기 짝이 없다. 사람 목숨 앞에서 철저히 계산적인 주성찬은 결국 자신의 업보로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된다. 테러범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사내였다. 앞서 주성찬은 그의 진심을 짓밟았고, 이에 테러범은 세상에 소리치기 위해 ‘테러’라는 범행을 강행하게 된 것.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은 그 무엇도 비교할 수 없다. 주성찬이 이 사실을 조금만 일찍 깨달았다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이날 ‘피리부는 사나이’와 주성찬의 길고 긴 악연(惡緣)의 서막이 올랐으며, 휘파람이 그 신호였다. 휘파람을 부는 정체 모를 사내는 악연이 되풀이될 것을 예고했다. 휘파람 소리에 긴장한 건 비단 주성찬뿐만이 아니었다. 시청자 역시도 휘파람 소리에 긴장을 곤두세우게 된다. 휘파람 소리가 들리기 5분 전부터 전개 속도는 빨라지고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휘파람 소리는 주성찬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치즈인더트랩’에 이어 성공 예감이 든다. 베테랑 연기자들의 명연기, 쫄깃한 긴장감과 빠른 전개 속도까지. 첫 회,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느껴진다. tvN의 성공 기운이. 모든 일은 끝까지 가 봐야 알겠지만, ‘피리부는 사나이’가 신(新) 장르를 개척하길 기대해본다.

수다포인트
– “현실은 보고서, 보고서, 보고서.” 그렇지만 보고서가 가장 중요한 거, 아시죠?
– 역시, 신하균은 핏줄이죠.
– “가늘고 길게!”를 외치던 성동일 씨는 ‘짧고 굵은’ 특별출연을 하셨네요.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tvN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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