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이란 제2의 국영 자동차회사 사이파는 한국의 기아자동차와 이란 현지 생산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마흐디 자말리 사이파 대표이사는 이날 이란 현지언론에 "제재 해제 이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와 협력에 대해 협의를 시작했다"며 "협의 상대는 프랑스 시트로앵, 르노, 한국의 기아차"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아차는 대(對)이란 제재 해제 선언 직후인 올해 1월 말 이란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이파는 최근 기아의 포르테(수출명 세라토) 부품을 수입해 조립·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파는 1993년 기아차가 수출한 소형차 프라이드 모델을 반조립제품(CKD)을 이란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협력을 맺고 생산하기 시작했다. '사바', '나심', '사이파-프라이드' 등의 이름으로 판매된 프라이드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 이란 승용차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할 만큼 '국민차'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두 회사는 2005년 합작 계약을 끝내면서 사이파가 프라이드 현지 생산 라인과 권리를 사들여 지금도 자체 생산 중이다.

한해 2만대 정도였던 현대·기아차의 대이란 완성차 수출은 2010년 7월 미국의 포괄적이란제재법(CISADA)에 한국이 동참하면서 맥이 끊겼다. 이 법을 명분으로 그해 12월 미국 우파 시민단체 이란핵반대연합(UANI)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앞으로 이란 수출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압력을 가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2011년 2월 이란에 완성차 수출 물량을 줄이다 11월 완전 중단했으며 프라이드 후속인 리오의 반조립품(연 1만7천대) 수출도 포기했다.

현재 이란에서 판매되는 현대·기아차는 현지의 개인 수입업자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을 통해 소규모로 들여온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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