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판매하는 자체브랜드(PB) 상품 가격이 똑같은 성분의 일반브랜드(NB) 제품보다 더 비싼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3일 국내 대형마트와 편의점 PB 상품을 조사한 결과 일부 생수와 탄산수, 간편식, 말린 과일, 당면, 초콜릿과자 등의 가격이 같은 성분의 NB 제품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학음료가 경기 연천군을 수원지로 생산한 GS25 PB 상품인 ‘함박웃음 맑은 샘물’(2L) 가격은 1000원으로 수원지와 제조업체, 용량 등이 같은 롯데칠성 NB 생수인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롯데마트 기준 770원)보다 23% 비싸다.

이마트 간편식 PB 상품인 ‘피코크 동태전’은 10g당 233원이다. 이는 제조회사인 사옹원이 똑같이 만들어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는 동태전(10g당 197원)보다 15% 높은 가격이다.

같은 상품을 포장만 바꾼 ‘붕어빵 PB’도 많았다. 중견식품사 에이원식품이 같은 성분과 공법으로 만든 초콜릿과자가 세븐일레븐 GS25 CU 등 편의점과 이마트에서 다른 이름의 PB로 판매 중이다. 이 과자는 포장만 바꿔 콘초코클래식(CU) 초코렛타(GS25) 초코별(세븐일레븐) 초코썸(이마트)으로 팔리고 있다. 이들 상품은 에이원식품 NB 상품인 프로엠별초코보다 가격도 10% 이상 비싸다.

전문가들은 좋은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PB의 취지가 유통업체들의 꼼수로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빈/정인설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