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위험감지 센서 5만개
반도체 공장에서는 황산 암모니아 과산화수소 등 수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이 때문에 ‘반도체 공장은 위험하다’는 일반의 인식이 적지 않다. 지난 2일 방문한 삼성전자 경기 기흥사업장은 수만명의 직원이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다. 기흥사업장 S1 라인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에서 쓰이는 가스에 직원이 노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쓰이는 가스는 모두 밀폐된 장비 안에서 처리된다. 가스는 바닥 밑에 연결된 배관을 통해 장비 안으로 들어간다. 가스관은 모두 이중관이다.

사용된 가스는 다시 장비의 위, 아래로 연결된 배관을 통해 처리장치인 스크러버로 옮겨진다.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생산설비 밖으로 유독가스가 노출될 일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장비를 점검, 개조할 때가 유일하게 화학물질이 새나갈 수 있는 때다. 이때도 이중 안전장치를 통해 가스를 제거한다. 관리자가 점검을 위해 장비 안으로 들어갈 때는 장비와 연결된 배관을 통해 가스를 모두 뽑아내고 점검한다. 배관 안에 센서가 있어 가스가 완벽하게 제거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장비를 점검할 때는 이동식 배기장치를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혹시 장비 내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가스를 빨아들이기 위해서다. 장비를 청소하는 가스도 인체에 영향이 작은 에탄올로 바꿨다.

삼성전자 측은 “폐수처리 약품도 메탄올에서 포도당, 과당 등의 위험하지 않은 성분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가스 등 위험물질을 감지하는 센서는 사업장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흥·화성사업장에만 5만개가 넘는 센서가 설치돼 있다. 방사선이 발생하는 일부 공정에서도 설비 내·외부가 납으로 완벽히 차폐돼 방사선량은 자연 방사선 이하로 유지된다.

지진 등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사용하는 가스별로 전문가들이 24시간 상주하고 있다. 가스가 누출되면 중앙관제타워에 자동으로 경고음이 울리고, 해당 가스 전문가가 즉시 안전장비를 갖추고 공장에 들어가 현장을 맡는다.

[Cover Story] 위험감지 센서 5만개
직원들에게 화학물질에 대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생산라인에는 공정별로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특성, 노출시 대응방법 등을 열람할 수 있는 책자 및 키오스크가 있다.

장비별로 별도의 가스 설명서도 비치해 놨다. 업계 최초로 2010년 직원들의 위한 건강연구소를 설립했고, 사내 의료원도 네 곳을 운영 중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반도체 근무환경 역학조사’를 벌이고 “백혈병의 발병 위험이 일반적 환경에 비해 높다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기흥=남윤선 기자 산업부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