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타이드 의약품 및 화장품 전문 바이오 기업인 케어젠의 지난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0%에 달한다. 정용지 케어젠 대표는 “130여개 수출국의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에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605억원이 목표다.

바이오 벤처기업이 ‘신(新)수출역군’으로 뜨고 있다. 지난해 한국 수출(5269억달러)이 전년 대비 8%가량 줄어드는 등 ‘수출 절벽’ 위기 상황에서도 바이오 벤처기업의 수출은 늘어나고 있다. 바이오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지만, 진단기기부터 신약 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수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수출 절벽' 위기에도 쑥쑥 크는 바이오벤처
늘어나는 바이오 수출

혈당측정기를 전문으로 만드는 아이센스는 지난해 수출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인 1300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기업은 아이센스가 처음이다. 이 회사는 미국 멕시코 인도 등 70여개 국가에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체외진단 전문기업 씨젠도 최근 수출이 평균 30% 이상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51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베크만쿨터, 벡톤 디킨슨, 퀴아젠 등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씨젠은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린다.

정윤직 씨젠 부장은 “미국, 캐나다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맺은 수출 계약에 따른 매출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톡스 전문기업인 메디톡스도 보톡스, 필러 등 제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전년보다 16.6% 증가한 8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바이오 신약기술 수출도 급증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벤처회사의 기술 수출도 잇따르고 있다. 제넥신은 지금까지 총 1906억원의 기술 수출을 기록했다.

제넥신은 빈혈치료제, 자궁경부암 치료백신, 유전자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중국 태슬리 및 상하이 키모완방, 터키 일코제약 등 해외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기술 수출에 따라 계약금을 받으면서 이 회사의 매출은 전년(166억원)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3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유전자 치료제를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는 바이로메드는 최근 미국 바이오 기업 블루버드바이오에 면역 항암치료제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 종류가 늘어나면 치료제당 최대 4800만달러(약 590억원)를 받는다.

바이로메드는 계약금으로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받았다. 기술 계약으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3.5% 증가한 76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2억원)보다 다섯 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수출은 오롯이 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신약 상용화를 위한 투자로 선순환될 것”이라며 “한국 바이오산업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면서 바이오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