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상열차 시대…한·중·일, 기술경쟁 뜨겁다
중국이 다음달 후난성 창사시에서 도심 자기부상열차 시운전에 들어간다. 상하이에선 2004년부터 시속 430㎞로 달리는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일본은 2005년 나고야에 중저속형 자기부상 열차 리니모를 운행 중이고 2027년부터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를 잇는 시속 505㎞의 초고속 자기부상 열차 L0를 운행할 계획이다. 한국도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지난 3일부터 인천국제공항과 영종신도시를 잇는 6.1㎞ 구간에서 도심형 자기부상열차 운행에 들어갔다. 이와 별도로 시속 550㎞를 목표로 하는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슈마550의 시험차량도 개발을 마쳤다.

자기부상열차는 자석이 같은 극끼리는 밀어내고 다른 극은 잡아당기는 원리를 이용해 차체를 공중에 띄워 달리는 원리를 이용한다. 모터는 자석 극이 바뀌면서 밀어내고 잡아당기는 힘으로 가운데 코일이 빙글빙글 돌게 하는 원리인데, 자기부상열차 추진부는 이런 구조를 선로를 따라 길게 펴놓은 방식이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가 없어 진동이나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일반 열차에서 흔히 고장을 일으키는 바퀴나 기어, 베어링 같은 부품을 쓰지 않아 운영비의 80%를 차지하는 유지보수 비용이 들지 않는다.

1980년대만 해도 금속에서 전기저항 없이 전류가 흐르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자기부상열차가 주목받았다. 작은 크기의 자석으로 차량을 띄우고 선로에 충분한 전류를 공급하면 고속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자석 원리를 이용하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도심이 발달한 미국과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한·중·일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은 독일과 중국 등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과 볼티모어 노선에 5조원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중국은 독일에서 도입된 초고속 자기부상열차를 국산화하는 한편 베이징과 창사에 중저속형 자기부상 열차를 건설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입된 자기부상열차는 도입 이후 한 달간 두 차례나 화재 등으로 멈춰 섰다. 한형석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본과 중국도 첫 운행 때 여러 문제가 발생했지만 지금은 안전하게 운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