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표시 면세점과 가격차이 거의 없어 수요↑

원화 값(가치)이 떨어지면서 우리 경제 곳곳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백화점 명품과 화장품은 오히려 환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보통 백화점 명품 가격이 면세점보다 비싸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감소)하면서 달러로 표시된 면세점 가격과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28일 백화점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A 유명 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매장에서 26일 현재 '스피디 30' 가방은 어깨끈 유무에 따라 원화 표시 가격 기준으로 각각 167만원, 116만원에 팔리고 있다.

같은 시점 같은 상품의 면세점 가격은 각각 1천330달러, 925달러였다.

26일 기준 원달러 환율(1달러=1천236.5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64만4천545원, 114만3천763원 정도로, 결국 현재 명품 인기 상품의 백화점-면세점 가격 차이가 불과 2만원대에 불과한 셈이다.

면세점의 경우 명품 등을 직접 구입해 달러 기준으로 상품을 팔기 때문에 사실상 환율 변화에 따라 원화 환산 가격이 수시로 변하는 반면, 백화점 공간만 빌려 직접 영업하는 백화점 명품숍의 경우 원화로 표시한 상품 가격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 백화점 대비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은 약해지고,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면세점의 가격 메리트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1달러당)은 지난해 11월 26일 1천149원 수준에서 이달 25일 1천241원으로 불과 3개월 사이 약 8%나 뛰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의 명품, 화장품 등의 매출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작년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26일까지 3개월동안 현대백화점의 명품 전체 매출은 1년전과 비교해 7.8% 증가했다.

2015년 전체 이 품목군의 성장률(전년대비) 3.7%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세부 품목에서 수입의류, 명품시계, 화장품의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도 각각 11.3%(2015년 5.2%), 19.3%(11.3%), 3.8%(0.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해외 명품군 매출도 12.1%나 불었다.

같은 3개월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3.7%)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 처럼 환율 탓에 명품 고객을 백화점 등에 뺏기자 면세점도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를 명시할 수는 없지만, 이미 일부 브랜드의 경우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면세점과 협의 후 달러 가격 자체를 낮추거나, 즉시 할인 또는 추가 할인을 적용하는 '환율보상 프로모션(판매촉진 행사)'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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