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리그 K리그 클래식 소속 전북현대모터스의 1년 운영비는 300억원 가량이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프로 스포츠 구단 중에서도 가장 높은 몸 값을 자랑한다. 이 비용의 대부분은 구단주인 현대자동차가 부담한다.

현대차가 적지 않은 거액을 프로 축구팀에 쏟아 붓는 이유는 전적으로 기업 홍보를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해 전북현대는 1,040억원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봤는데,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투자비 대비 3배 이상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기업으로서는 남는 장사가 아닐 수 없다.

[기자파일]현대차가 투입한 300억원, '전북현대'의 가치는


브랜드 전문 분석업체 레퓨컴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현대가 기록한 1,040억원의 경제적 효과 중 K리그 클래식은 725억원,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는 315억원으로, 전체에서 약 7:3의 비중이다.

K리그 클래식의 비율이 높은 것은 전북현대가 2016년 현재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거둔 디펜딩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1년 우승 등 지난 5년간 3개의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준우승 경력도 2012년 K리그 클래식, 2013년 FA컵 등 화려하다. 2010년대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낸 국내 축구클럽 중 으뜸으로 전북현대를 꼽는 배경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진정으로 주목하는 쪽은 국내보다 전체 효과의 30%에 불과한 AFC 챔피언스 리그다. 아직까지 국내 리그에 비해 효과는 크지 않을지 몰라도 기업 홍보 수단으로 잠재력은 국내 그 이상이어서다.

AFC 챔피언스 리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클럽 선수권 대회로, AFC 라이선스를 보유한 아시아 전역의 프로 축구팀 중 각 나라 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클럽에 한해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아시아의 경우 세계 인구의 약 60%인 44억명(2011년 현재)이 살고 있는 데다 대다수 아시아 국가에서 축구 인기는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높은 편이어서 챔피언스 리그의 위상과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 2016년 기준 우승 상금액만 300만 달러에 달한다.

때문에 이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는 동시에 거액의 상금, 클럽 월드컵의 출전권 등을 얻을 수 있다. 축구클럽으로선 매우 명예로운 자리가 아닐 수 없는 셈이다. 이와 함께 해당 클럽을 후원하거나 보유 중인 기업은 순도 높은 마케팅 효과도 누릴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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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의 경우 2006년 우승과 2011년 준우승을 일궜다. 올 시즌 출전으로 AFC 최초 7년 연속 챔피언스 리그 진출 팀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리고 올해 목표는 우승이다. 때문에 지난해 시즌 종료 후 대대적인 선수 보강도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전북현대에 새로 합류한 선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해 온 김보경, K리그와 J리그에서 뛰어온 김창수, K리그 울산현대의 김신욱과 FC서울의 고무열 선수 등이다. 이들은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기도 해서 전북현대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전북현대가 세운 목표와 방향은 구단주 현대차의 이해관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현재 현대차의 가장 큰 마켓은 중국이며, 여기에 인도, 중동 또한 주요 시장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베트남도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해당 지역이 모두 공교롭게 챔피언스 리그 인기가 높은 곳이다. 따라서 실력 있는 선수 영입에 들어간 비용(특히 선수 몸값)은 충분히 상쇄하고 남는다는 이야기다.

특히 중동과 중국의 몇 팀은 전북현대의 우승 라이벌로 대두되고 있어 이들과 상위 토너먼트에서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대차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 또한 크게 상승한다. 동남아 지역 팀과는 예선 등에서 만나기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전북현대는 8강 진출로 만족해야만 했는데, 대회 중 유니폼 상의 앞면 현대차 엠블럼 노출로 창출된 가치는 37억원에 이른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AFC 후원 기업 중 하나가 토요타자동차라는 사실이다. 토요타 역시 아시아 축구 마케팅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챔피언스 리그 경기의 A보드 광고판에는 토요타의 고정 자리가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토요타가 보유한 J리그의 나고야 그램퍼스는 벌써 몇 년 동안 챔피언스 리그에 얼굴을 비추지 못하고 있다. 축구장 내 인지도만 따지자면 꾸준히 성적을 내온 현대차가 토요타를 앞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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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중동이나 중국 팀의 투자 규모에 비해 현대차가 전북현대에 쏟아붓는 300억원이라는 금액은 결코 많지 않다. 그러나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거두는 투자대비 효과는 그 이상이다. 물론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사실은 전북현대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생존하는 시간이 길수록 현대차 엠블럼을 보게 되는 아시아인의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차가 축구클럽 전북현대모터스에 거는 기대며, 투자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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