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일자리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기조 자체가 성장에서 고용으로 바뀔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엊그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든 정책을 일자리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거시경제 패러다임도 고용을 중심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예산도 전면 재검토하고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일자리 중심 국정 운영 추진회의도 연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일자리 중심 정책을 들고나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올 1월엔 9.5%로 16년 만에 최악이다. 전체 실업률은 3.7%에 불과하지만 잠재구직자, 불완전 취업자 등을 감안한 체감 실업률은 11.6%에 달한다. 50~60대 취업자는 늘었다지만 상당수가 저임의 생계형 일자리다. 12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도 따지고 보면 일자리 문제와 떼어서 생각하기 어렵다. 그 와중에 국회는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일자리법 처리를 계속 미루고 있다.

대통령이 최우선 국정 과제로 일자리에 방점을 찍은 것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다만 일자리 중심 정책이 빠지기 쉬운 오류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투자요 경제 성장이다. 물론 성장과 일자리는 선순환 관계에 있는 만큼 늘어난 일자리가 내수 확대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충분한,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투자와 성장이다. 그 외의 방법은 없다.

‘고용률 70%, 일자리 37만개’처럼 수치 목표만 채우려 할 때 오류도 쏟아진다. 특히 오독 가능성이 높은 고용유발계수 등 숫자 목표에 집착할 경우 음식 숙박과 같은 휘발성 높은 일자리, 허드레 일자리만 반짝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정부 시책을 따른다며 ‘눈 가리고 아웅’ 식 숫자만 부풀릴지도 모른다. 일자리는 성장의 결과다. 웃자란 일자리는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구조개혁을 저해하며 장기적으로는 사회 문제만 부풀릴 수도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