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귀향, 사울의 아들
귀향, 사울의 아들

아픈 역사를 다룬 두 편의 영화가 동시기에 개봉해 눈길을 끈다.

제작아우슈비츠 소재를 과감한 방식으로 다뤄 전세계 극찬을 받은 헝가리 영화 ‘사울의 아들(Son of Saul)’과 일본 위안부 문제를 다뤄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귀향’이 그 주인공이다.

24일 개봉한 영화 ‘귀향’은 개봉일 16만 관객을 기록하며 돌풍을 시작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휴먼드라마 ‘귀향’은 7만 5천여 명의 시민들이 합심해 제작비를 조달해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개봉에 대한 열의로 이어졌다.

‘귀향’은 지난 2002년 ‘나눔의 집’ 봉사활동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와 만나게 된 조정래 감독이 그 실화를 배경으로 탄생시킨 작품으로, 1943년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 열네 살 ‘정민’(강하나)과 소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귀향’은 ‘위안부’ 문제를 재조명하고,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반전과 평화의 의미를 담아 인권의 문제를 환기시키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944년 아우슈비츠의 제1 시체 소각장에서 시체 처리반인 ‘존더코만도’로 일하는 남자 ‘사울’이 수많은 주검 속에서 아들을 발견하고 그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일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사울의 아들’ 또한 이번 주 개봉한다.

제68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에서부터 이번 주말 열릴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올해의 데뷔작이다. ‘사울의 아들’은 연출을 맡은 라즐로 네메스 감독이 ‘존더코만도’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책 ‘잿더미로부터의 음성’을 읽고 난 후 5년에 걸쳐 준비한 작품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 내 실제로 일어났던 반란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사울의 아들’은 ‘귀향’과 마찬가지로 잊혀져 가는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환기시키는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진한 감동과 여운을 전하는 작품이다. 해외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소재 때문에 국내 개봉이 쉽지 않은 작품으로 여겨졌으나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면서 50여 개의 상영관을 확보했다. 특히 오는 일요일(현지시각)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외국어영화상 부문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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