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장 직접 뛰어들지 전망 엇갈려…"패널공급 별 영향 없을 것"
한때 인수설 나온 삼성 "별 의미 두지 않는다"


대만 훙하이(鴻海) 그룹 계열 폭스콘(Foxconn)이 일본 전자업체 샤프(Sharp)를 인수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국내 전자업계가 폭스콘의 향후 사업전략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언론은 25일 샤프가 임시이사회를 열어 폭스콘이 제시한 총액 6천600억 엔(약 7조2천800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폭스콘은 일단 사카이(堺) 공장 등 일본 내 샤프의 주요 패널라인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는 훙하이 그룹은 계열 내에 세계 2∼3위권 디스플레이 업체인 이노룩스(Innolux)도 갖고 있어 샤프 패널공장을 인수할 경우 대형 디스플레이 제조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라인인 사카이 공장에서는 60인치 이상 대화면 패널을 제조하는데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 공장의 생산 수율(불량없는 양산률)이 좋고 프리미엄 패널로서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그동안 세계 최대 하청업체로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만 주력해온 폭스콘이 'LCD(액정표시장치)의 원조'인 샤프 브랜드를 달고 글로벌 시장에 TV 완제품(세트)을 내놓을 여지도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훙하이 그룹이 샤프 공장 등을 인수해서 어떤 그림을 그릴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조라인이나 브랜드, 페이턴트(특허권) 등 사업 요소가 어떻게 바뀔지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샤프가 멕시코 TV 공장을 중국 TV업체 하이센스에 이미 팔아버렸기 때문에 훙하이 그룹이 샤프 브랜드로 TV 사업에 직접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TV 업계 관계자는 "훙하이 그룹의 제조력과 샤프의 브랜드력이 합쳐진다면 상승효과를 내겠지만 지금까지 브랜드 사업(완제품)을 전혀 하지 않았던 홍하이가 TV 시장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전체 공급 면에서 보면 샤프 라인을 훙하이 그룹이 인수했다고 해서 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요인은 없다.

오히려 인수 과정에서 공급량이 다소 줄어들면 현재 공급 과잉 상태인 디스플레이 시장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측면도 있다"고 내다봤다.

샤프는 대화면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는 세계 6∼7위권으로 분류된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이노룩스가 1∼3위를 점하고 BOE 등 중국 업체들이 4∼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폭스콘의 모기업인 훙하이 그룹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삼성을 '경쟁자 등 뒤에서 칼 꽂는 기업'으로 묘사하는 등 대표적인 '반 삼성' 기업인이란 점에서 삼성도 이번 인수 건의 향후 전개방향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삼성 내부에서는 샤프 공장에서 60인치대 대형 디스플레이를 일부 공급받고 있지만 폭스콘의 공장 인수로 패널 수급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은 이번 주초 일부 일본 언론에서 삼성전자의 샤프 인수설이 보도된 데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샤프 인수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몸값'을 올리기 위해 삼성의 인수 의향이 '설' 형태로 돌출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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