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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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은 긴 시간이다. 최종학력 ‘초졸’이던 소년이 스물 넷 청년으로 자랄 만큼 긴 시간이다. 카메라를 보고 ‘동공 지진’을 일으키던 신인이 기자들에게 “연애는 상상으로 해봤다”고 농을 던지게 됐을 만큼 긴 시간이다. 하지만 데뷔곡에서는 단 한 소절도 부르지 못했던 막내가, 솔로곡으로 정규 앨범을 채울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었을 줄은 몰랐다. 단독 콘서트를 기대하게 만들만큼 긴 시간이었을 줄도 몰랐다. 그룹 샤이니 태민의 이야기다.

단독콘서트를 기대한다는 건, 단순히 태민의 춤 실력이나 노래 실력이 더 나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만 그의 잠재력이다.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이 보다 풍성해지고 단단해졌을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알다시피, 콘서트는 종합예술이다. 콘서트에는 테마가 있고 맥락이 있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출이 동원되고 기술적인 요소들이 결합한다. 그래서 더욱, 태민의 무대를 선보이기에는 콘서트가 적합하다.
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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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난 22일 진행된 태민의 쇼케이스 현장에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무대에서 봤던 건 다름 아닌 태민의 잠재력, 그리고 무대의 잠재력이었다. 예를 들어 ‘드립 드롭’의 경우, 신디사이저와 일렉트로닉이 어우러져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물씬 자아내는 곡. 격렬한 안무와 태민 특유의 신비한 분위기가 곡의 매력을 더욱 배가했다. 실험적인 연출이 더해지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인다.

타이틀곡 ‘프레스 유어 넘버(Press your number)’는 퍼포먼스의 역동성을 십분 살린 곡이다. 태민 역시 “‘프레스 유어 넘버’는 퍼포먼스를 강조한 노래다. 뚜렷한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어 지루하지 않은 퍼포먼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솔저(Soldier)’에서는 보컬리스트로서 태민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려한 강약 조절 또한 리드미컬한 피아노 연주와 잘 어우러졌다. 피아노를 활용한 퍼포먼스는 앞선 두 곡에 비해 화려함은 덜했을지언정 존재감은 대단했다. 마지막 포즈로 무대를 마무리하는 태민에게서 여러 솔로 아티스트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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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정규 앨범이다. 트랙 선정과 배열을 통해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고 자신의 색깔을 일관성 있게 보여줄 수도 있다. 콘서트 무대에 올리기에 정규 앨범만큼 좋은 포맷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궁금했다. “혹시 단독 콘서트 계획은 없나요?” 태민의 답이 돌아왔다. 아쉽게도 계획이 없단다. 하지만 욕심은 있는 모양이었다. 태민은 말했다. “기회가 된다면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콘서트를) 해보고 싶습니다.”

태민은 지금 부단히 성장 중이다. 팔딱대는 이 물고기에게, 물을 만나게 해주는 게 어떨까. 콘서트라는 1급수를. 그리하여 SM에게 고하느니, 태민에게 단독 콘서트를 허하소서!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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