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저용량 복용하면 급성폐수종 방지 효과

발기부전제가 수영선수나 잠수부 등이 찬물에 들어갔을 때 겪는 급성폐수종으로 목숨을 잃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주 더햄 소재 '고압의학 및 환경심리학 듀크 센터'의 의료실장 리처드 문 박사 팀은 발기부전제 실데나필(비아그라 등의 원료명)을 운동 전에 저용량 복용하면 소위 수영으로 인한 폐수종(SIPE) 위험이 예방됐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미국 심장협회 학회지에 게재했다.

23일 메디컬뉴스투데이 등에 따르면, 숙달된 운동선수도 찬물에 들어가 운동하면 팔과 다리가 수축되면서 심장과 폐에 혈액이 가득 차 이로 인해 호흡곤란·각혈·혈액 속 산소 농도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SIPE 증상은 모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보통은 24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선 SIPE에 취약한 사람이 있고 증상이 급격하게 진행돼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연구팀은 트라이애슬론(수영·사이·마라톤 3종목을 잇따라 하는 경기) 선수들을 대상으로 비교 조사했다.

10명은 과거 경기나 연습 중에 SIPE 증상이 나타난 선수였으며 20명은 SIPE 경력이 없었다.

참가자 모두 실험 전엔 심장에도 이상이 없었다.

실험 과정에서 물 속, 특히 찬물 속에서 운동하는 동안 SIPE 취약자들의 경우 말단에서 심장 쪽으로의 혈액 유입 압력이 정상보다 높아졌다.

이 때문에 폐혈관 내 혈압이 높아지고 혈액이 폐 조직으로 누출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일부는 심장에도 문제가 나타났다.

문 박사는 이를 통해 SIPE가 폐혈관 고혈압과 폐동맥 쐐기압 증가 때문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운동 전에 실데나필을 저용량 복용한 후에는 SIPE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실데나필은 통상 말초혈관으로의 혈류 유입량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51세인 한 선수는 과거 호흡곤란과 통증, 각혈 등 SIPE 증상으로 선수생활을 중단할 뻔했으나 2011년부터 경기 전 실데나필을 복용한 결과 수영거리만 10km인 '울트라 경기' 5번을 포함, 20 경기를 치르는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문 박사는 앞으로 좀 더 큰 규모의 집단을 대상으로 효과와 부작용 등을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