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쇼핑 1번지'인 면세점뿐만 아니라 주요 백화점에서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큰 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중국인 증가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서울 시내 일부 백화점에서는 중국인 매출 비중이 20%에 육박했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목은 역시 해외 명품이지만 국내 패션, 화장품 브랜드도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작년 중국인 매출 신장률은 6.8%로 2013년 136.0%, 2014년 70.0%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지만 중국인 매출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작년 본점 중국인 매출 비중은 18.1%로 2013년 10.0%, 2014년 17.2%보다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지난해 중국인 매출 신장세는 둔화됐지만 매출 비중은 커졌다.

신세계 본점의 작년 중국인 매출 신장률은 21.8%였다.

2013년 87%, 2014년 131%에는 못 미치만 증가세는 이어지는 추세다.

작년 중국인 매출 비중은 7.4%로 2013년 7.2%, 2014년 7.2%에 비해 확대됐다.

중국인의 쇼핑 리스트에는 해외 명품이 빠지지 않지만 국내 브랜드들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중국인 매출 비중 1위는 명품 시계·보석브랜드 까르띠에였다.

그 외 샤넬, 루이뷔통, 티파니, 불가리, 구찌 등의 해외명품이 10위권에 포함됐다.

국내 브랜드로는 패션잡화 MCM이 2위에 올랐고 안경브랜드 젠틀몬스터(3위), 화장품브랜드 설화수(6위), 여성패션브랜드 모조에스핀(10위) 등도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박영화 롯데백화점 마케팅담당 상무는 "해외명품, 국내 화장품 브랜드 등에 편중됐던 중국인 고객의 선호도가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장되며 구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본점에서 지난해 중국인 매출 1위는 프랑스 고급 보석·시계브랜드인 반클리프 아펠이었다.

에르메스, 루이 뷔통, 크롬하츠, 티파니, 샤넬, IWC(시계), 까르띠에(시계), 보테가베네타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상품으로는 화장품 브랜드 오휘가 10위에 올랐다.

백화점 업계는 중국인 고객을 겨냥한 VIP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젊은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중국인 파워블로거를 초청하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애비뉴엘 본점에 '글로벌 라운지'를 열고 중국인 VIP 고객의 쇼핑을 도와주는 '퍼스널 쇼퍼'를 배치했다.

퍼스널 쇼퍼는 통역뿐만 아니라 VIP 고객을 위한 쇼핑 가이드 역할을 하며 구매한 상품을 투숙하는 호텔까지 직접 배송한다.

롯데백화점은 5백만원 상당의 '황금 복돼지'와 2천만원 상당의 '황금말 조각상' 증정 등 중국인 고객 취향에 맞는 프리미엄 경품 행사도 마련해왔다.

신세계도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에 중국어 통역데스크를 상시 운영하고 고객이 요청할 경우 동행하며 쇼핑을 돕고 있다.

중국 명절 등에는 통역 요원들이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고객들을 맞이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서울 특급호텔과 연계해 해당 호텔에 묵는 중국인들이 신세계백화점에서 쇼핑을 원할 경우 최고급 리무진을 통해 본점 및 강남점으로 에스코트를 해주는 최고급 VVIP서비스도 운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