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사회와 한국의 진로

2020년 세계 IoT 약 210억개…'스마트 사회' 구현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정보 급증…실물·가상 연결 모델 정착
데이터분석 고도화 절실…규제 풀어 산업 융합 물꼬 터야

"한국도 제조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범산업·범기업 간 협력체계가 발전되지 못하고
산업간 융합도 다양한 규제에 묶여있다"

조호정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뉴스의 맥] 초연결사회 경쟁력, '제조+서비스 플랫폼' 장악에 달렸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의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결정하는 핵심은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의 도래다. 초연결 사회란 사람, 사물 등 모든 것이 네트워크 즉 인터넷에 연결된 사회를 말한다.

만물인터넷(IoE)과 빅데이터 등이 핵심기술 요소이며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도시 등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스마트해질 것이다. 산업 분야에서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등이 적용되면서 ‘산업 빅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보기술(IT) 자문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IoT 수는 2015년 49억개에서 2020년 208억개로 세 배 이상 늘어나는데 이는 세계 인구 1인당 2.7개로 사람보다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사물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산업 내에서도 네트워크화한 기계와 정보 등을 활용해 새로운 혁신과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스마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초연결 사회에 직면하면서 제조업, 서비스업의 이분법적 구분이 모호해지고 실물 세계와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검색 엔진과 세계 최고 IT 서비스 기업인 구글이 무인자동차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고, 애플도 2019년까지 애플 카를 출시할 계획이다.

실물 세계를 온라인에 연결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급성장하고 있다. 택시 한 대 보유하지 않은 우버가 세계 최대 택시회사가 됐고 호텔 한 곳 보유하지 않은 에어비앤비도 세계 최대 숙박업체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모바일 쇼핑 비중이 확대되고 있고 호텔 앱(응용프로그램), 배달 서비스 앱, 택시 서비스 앱 등이 급성장하고 있다.

현실화하는 '산업 빅뱅'

기존 기업들도 생산, 마케팅 등을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전통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글로벌 스포츠 용품업체인 아디다스가 2015년 말 로봇 생산 방식의 스피드 팩토리를 독일 남부의 작은 도시 안스바흐에 세웠다. 스피드 팩토리는 동남아 지역에서 아웃소싱하던 생산 방식을 유럽, 미국 등 소비자와 근접한 지역으로 리쇼어링(reshoring: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에 나간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뉴스의 맥] 초연결사회 경쟁력, '제조+서비스 플랫폼' 장악에 달렸다

초연결 시대에 산업 빅뱅의 기반이 되는 산업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2015년 30억달러에서 2020년 98억달러로 연평균 26% 증가하고, 세계 디지털 정보량도 2020년까지 연평균 약 39% 늘어나는 등 초연결 사회를 위한 데이터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대량의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게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과 스마트홈, 자율주행자동차 등을 지원하는 IoT 반도체 시장도 연평균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규모도 2013년 약 50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약 303억달러로 연평균 43.4% 증가해 초연결 사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급성장하는 빅데이터 등 기반산업

초연결 사회에 대비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주요국 정책으로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미국의 ‘첨단제조기술 전략’, 중국의 ‘제조 2025’ 등이 있다. 이들은 새로운 제조업 혁명뿐만 아니라 데이터 분석과 새로운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을 창출하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이 중 독일은 정부, 기업, 연구기관들이 함께 인더스트리 4.0을 미래 아젠다로 발전시키며 가장 선두에 있다.

독일은 2025년까지 스마트 생산과 스마트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생태계를 구현할 계획이다. 스마트 생산은 제조 기계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분석된 데이터 등에 기반해 자율 제어되는 미래형 제조 시스템이다.

스마트 서비스는 빅 데이터를 정제한 스마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과 소비자 효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제공되는 수요 맞춤형 서비스로 스마트 생산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필수요건이다. 스마트 서비스는 제조업, 물류, 에너지, 의료, 농업 등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는 초연결 사회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돼 있을까. 한국 정부도 ‘제조업 혁신 3.0’ 등 제조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초연결 사회에 필수적인 범(汎)산업·범기업 간 협력 체계가 발전되지 못하고, 산업 간 융합도 다양한 규제에 묶여 있다. 국내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스마트 산업화 전략이 매우 시급하다.

제품·서비스 이분법 사고 버려야

정부는 산업 전반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포괄적인 정책 아젠다를 수립해야 한다.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데이터 분석 기업과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스마트 인재 육성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은 제조와 서비스 간 연계성을 강화하는 투자를 확대하고 규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품과 서비스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제조+서비스’가 하나로 결합한 비즈니스 창출과 관련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 사회 내에서도 초연결 사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보안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 논의 등을 시작해야 한다.

조호정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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