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계좌이동제 확대

주거래 은행서 대출 있을땐 계좌이동으로 손해볼수도
수수료 등 꼼꼼히 따져야
기존 계좌와 연결된 여러 자동이체를 새 계좌로 바로 옮겨주는 계좌이동제(자동이체 통합관리서비스)가 오는 26일부터 시행돼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 사이트(payinfo.or.kr)는 물론 개별 은행 영업점 창구와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해서도 거래하고 옮길 수 있게 된다.

3단계 계좌이동제가 시작되면 금융소비자는 각종 공과금 등의 자동이체 변경 때문에 머리를 싸매는 일 없이 필요할 때 곧바로 주거래은행을 바꿀 수 있다.

은행들은 계좌이동제 확대 시행에 맞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경품을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거래 은행을 바꾸기 전에 계좌 변경에 따른 이득과 손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3단계 계좌이동제' 살펴보니] 은행 창구서도 주거래 계좌이동…공과금외 개인송금 자동 변경

◆은행 창구서도 계좌이동

계좌이동제는 소비자가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때 카드·통신요금 등 기존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 내용을 새 계좌로 일괄적으로 옮겨주는 서비스로 주거래은행 변경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 제도다. 이전에는 자동납부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려면 소비자가 일일이 카드사나 통신사 등에 변경 신청을 해야 했다.

계좌이동제 3단계 서비스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2단계 서비스와 가장 다른 점은 은행 영업점 창구와 각 은행의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해서도 계좌이동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2단계까지는 금융결제원 자동이체통합관리서비스(페이인포)를 통해서만 할 수 있었다.

은행의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변경이 가능해지면 소비자의 서비스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다.

박남순 KEB하나은행 계좌이동제 전담팀 차장은 “중·장년층 금융소비자는 페이인포 사이트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아직 계좌이동이 확산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젠 은행 창구에서 신청서 한 장만 쓰면 직원들이 알아서 처리해주기 때문에 주거래 계좌를 옮기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3단계 서비스에서는 자동납부뿐 아니라 개인 간 거래인 월세 등의 자동송금도 일괄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자동납부는 보험료와 통신비, 공과금 등 회사·기관의 청구에 따라 정기적으로 요금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에 비해 자동송금은 개인이 수취 계좌를 지정해 정기적으로 돈을 보내는 행위다. 월세나 용돈, 모임 회비 등이 해당한다. 지난해 10월30일부터 시행된 2단계 계좌이동에서는 자동납부에 대해서만 변경할 수 있었다.

◆대출 있으면 계좌변경 신중해야

소비자들은 주거래 계좌를 변경하기 전에 기존 은행에서 받고 있는 혜택과 새로 이동하려는 은행이 제시한 혜택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기존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받은 경우 무턱대고 거래 은행을 바꿨다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이 대부분 대출을 내줄 때 자동이체를 우대금리 조건으로 내걸어 이 같은 혜택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거래 은행에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이미 제공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각 은행은 3단계 계좌이동제 서비스를 앞두고 계좌이동 관련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페이인포를 통해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했지만, 이제는 영업점에 찾아오는 고객을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인터넷 접근성이 떨어지는 연령층이 잠재적인 계좌이동 고객이 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SC은행이 자동차와 태블릿PC를, 국민은행이 최고 10만마일리지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은행들의 마케팅도 가열되고 있다.

고객 쟁탈전이 과열되면 은행 점포에서 무리한 영업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년층 고객은 자기 의사보다 직원의 권유에 따라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며 “무리한 영업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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