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미생 VS 기억
미생 VS 기억
‘연기파’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 이성민이 ‘미생’에서의 오과장을 ,벗고 ‘기억’에서 새로운 연기 변신을 꾀한다. 평범했던 드라마도 ‘명작’으로 만드는 이성민의 연기 변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모, 성격은 물론, 세상을 대하는 태도까지 180도 바뀐 이성민, ‘미생’의 오상식 과장에서 ‘기억’의 박태석 변호사로 신분 상승한 이성민의 달라진 점들을 짚어봤다.

외모에서부터 느껴지는 신분상승이다. 전형적인 월급쟁이이자 40대 가장을 대변하던 ‘미생’의 오상식 과장은 구겨진 와이셔츠에, 피곤에 찌든 피부, 빨갛게 충혈되어 있던 눈, 흐트러진 머리, 듬성듬성 난 턱수염이 트레이드마크였다. 위궤양과 식도염, 지방간 3종 세트를 달고 다니던 오과장이 중년 직장인을 대변했다면, ‘기억’의 박태석 변호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형 로펌의 승률 최상위 변호사로 중년 직장인들이 부러워할만한 지위와 명예를 가졌다. TV 법률 자문 프로그램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유명인사인 ‘박변호사’는 늘 딱 떨어지는 고급 수트를 입고 남들의 시선을 빼앗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성공한 중년의 모습을 대변한다.

성격도 다르다. ‘미생’의 오과장이 회사 권력라인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면, 박변호사는 권력자가 원하는 바를 즉각적으로 파악하는 통찰력과 조직에 순응하는 유연함을 갖춘 ‘출세 지향적’ 인물이다. 오과장이 정의를 위해서라면 회사 실세인 전무와의 대적도 마다하지 않는 대쪽 같은 성격이었다면, 박변호사는 출세와 성공을 위해서라면 ‘불의’도 기꺼이 눈감는 성격이다.

오과장의 가장 큰 매력은 인간미였다. 무심한 듯 하지만 자기 후배와 동료들은 끔찍이 챙기는 ‘츤데레’였다. 장그래가 옆팀 인턴의 실수로 누명을 뒤집어 ㎢募 것을 알게 된 오과장은 장그래를 두둔하며, 옆팀 과장에게 ‘너네 애 때문에 우리 애만 혼났잖아”라고 버럭했다. ‘우리 애’ 라는 말에 장그래는 물론, 시청자들도 눈물 질 수 밖에 없었던 오과장은 모두에게 존경 받는 선배였다.

박변호사는 냉철하고 매정한 변호사다. 의뢰인의 간절함이나 상황 따위는 고려하지않는다. 이길 수 없는 게임은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고, 승산이 없는 재판을 변호하게 되면 미련 없이 금세 포기해버린다. 파트너 변호사인 후배 정진(이준호)에 대한 태도도 사뭇 다르다. ‘미생’ 오과장이 아무도 반기지 않던 검정고시 출신의 장그래(임시완)를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눈물나게 힘쓰는 인물이었다면, 박변호사는 후배 정진이 사표를 던져도 아랑곳 하지 않는 매정한 선배다.

이렇게 출세 지향적인 변호사 박태석에게 인생의 최고 전성기에 알츠하이머가 찾아와, 박태석은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다. 일과 성공 밖에 모르던 박태석이 자신의 기억을 잃으면서 가족애와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지켜내고자 간절하게 애쓴다.

이성민이 ‘미생’에서 인간적으로 따뜻한 동료애를 선보였다면, ‘기억’에서는 가슴 먹먹하게 하는 ‘가족애’로 안방극장에 깊은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희노애락’이라는 네 글자의 자간 사이에 숨겨진, 인간사의 수많은 감정들을 표현해 내야하기에 이성민의 연기에 거는 기대도 높을 수 밖에 없다. 박찬홍 감독은 “요즘 촬영을 하면서 이성민을 통해 연출의 세계에 다시 눈을 뜨고 있다. 그의 역동적인 연기를 보고 있자면, 나의 기대와 예상을 넘어 인간의 희로애락을 여실히 잘 표현하고 있어 놀랄 따름이다. 이성민이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다시 연출을 할 때도 많다. 정말 훌륭한 배우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하나의 명작을 만들어낼 이성민이 열연할 ‘기억’은 ‘시그널’ 후속으로 3월 18일 오후 8시 30분 tvN에서 첫방송된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마왕’, ‘부활’ 등 대작을 연출한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 콤비의 3년만의 차기작으로 시청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드라마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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